충청체신청, ‘제11회 전국 편지쓰기대회’ 시상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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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체신청, ‘제11회 전국 편지쓰기대회’ 시상식
  • 강현준 기자
  • 승인 2010.09.0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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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마비 40대 딸이 치매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 대상 수상

〔MBS 대전 = 강현준 기자〕태어나면서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못 쓰는 40대 딸이 치매와 중풍으로 병상에 누운 70대 어머니에게 보낸 사랑의 감사편지가 전국 8만4000여 명이 응모한 편지쓰기대회에서 대상에 선정됐다.

▲ 제11회 전국 편지쓰기대회 시상식이 2일 서울 포스트타워에서 열려 임영자씨(사진 오른쪽)가 남궁 민 우정사업본부장으로부터 대상인 지식경제부 장관상을 수상하고 있다. 태어나면서 소아마비로 두 다리를 못 쓰는 임씨는 치매에 걸린 70대 어머니에게 사랑의 감사편지를 써 대상을 수상했다.

충청체신청(청장 이상진)은 2일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우정사업본부 주최 ‘제11회 전국 편지쓰기대회’ 시상식에서 ‘어머니께 드리는 편지’라는 글로 서울에 사는 임영자씨(46세)가 대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초등부 저학년(1~3)은 박은하양(성남 동초 3)이, 고학년(4~6)은 곽윤미양(청원 외천초 6)이, 중등부는 조영찬군(대구 협성중 2)이, 고등부는 조미연양(구미 현일고 3)이 각각 대상의 영광을 안았다.

전국 편지쓰기대회는 우정사업본부가 국민정서를 함양하고 편지쓰기 문화의 저변 확대를 위해 2000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대회로 입상작을 작품집으로 엮어 전국 우체국과 학교에 배포할 정도로 권위가 있다.

대상을 차지한 임씨는 ‘치매로 글을 모르시는 당신에게 40년 만에 처음 편지를 드린다’면서 ‘이 딸이 평생을 걸을 수 없듯이 당신 또한 잃어버린 기억을 영원히 되찾을 수 없다는 현실이 너무도 서럽고 서럽다’며 편지를 시작했다.

그러면서 12년 동안 중풍으로 누워있던 남편의 병수발을 하고 소아마비로 걷지 못하는 딸을 키우기 위해 안 해본 장사가 없는 어머니의 힘겨운 삶에 아픔을 토로했다.

임씨는 어렸을 적 밖에 나가지 못하는 딸을 위해 봄이면 개나리를 꺾어다주고, 가을이면 울긋불긋한 낙엽을 책갈피에 끼워준 것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특히 노란 산을 구경 시켜주겠다며 딸을 업고 나가려다 넘어져 이마를 다치자 부둥켜안고 “미안해, 미안해”하며 울었던 모습을 잊지 못한다고 했다.

치매 정밀검사를 받기 위해 병원에 입원했을 때는 자신을 언니라고 부르기도 하고, 이모라고 하기도 하고, 어머니라고까지 불러 가슴이 미어졌다고 토로했다. 임씨는 또 장애 때문에 당신을 밖에 모시고 갈 수 없는 처지가 원망스럽기는 하지만 몇 개월에 한 번쯤 가족을 알아볼 때는 천금만금을 얻은 것보다 행복하고 감사하다고 적었다.

임씨는 편지 말미에서 후회가 없도록 어머니에게 잘 해 드리겠다고 약속하며, 눈으로 읽지는 못해도 마음으로 읽어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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