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덕환 칼럼] 미중외교 방향 잃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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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덕환 칼럼] 미중외교 방향 잃은 한국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7.04.10 1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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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덕환 한남대 교수/한중지식인포럼의장

세기의 만남으로 주목 받았던 미중 정상의 회담이 미국 플로리다에서 지난주 이루어졌다. 

많은 한국 언론들은 여기서 미국은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중국이 협조하지 않더라도 독자적으로 군사적 행동이라도 할 의향을 피력할 것이며, 또한 한국 내 사드 배치에 관련 중국의 보복을 중지할 것을 요구할 것이라 기대하였다. 

그러나 회담에서 그러한 합의나 미국 측의 요구가 있었다는 소식은 발표되지 않았다. 이번 만남의 성과는 미중 양국이 서로 간 이견에 대해 이해의 폭을 넓혔다는 것이 고작이다. 쉽게 말하면 현 국제 정치 현실에서 한국 언론들의 기대는 희망 사항에 불과했었다는 것이었다.

이번 회담으로 미국이 이제 더 이상 전 세계 모든 업무를 독단적으로 좌지우지 할 수 없다는 것을 확인시켜준 것이다. 

비록 오늘날 중국의 국력이 아직 미국을 초월하지는 못한다 하더라도 미국의 일방적 행동을 견제하기에 충분한 힘을 이미 지니고 있음을 전 세계에 보여준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국제정치 현실에서 한국의 정치가들은 북핵 문제에 대항하는 문제에 있어 미국이 반대하는 한국 스스로 독자적 핵개발 방안은 쉽게 포기하면서 중국이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한 반대는 아랑곳 않고 한국 내 사드 배치는 감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이러한 상황 전개로 인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은 더욱 어려워졌고 중국을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빚어내면서 국가 전반에 또 다른 충격을 맞이하고 있다.

우리가 직면해 있는 상황으로 보면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을 잘 활용하여 미래의 설계를 재구상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적대국이 되는 것을 무릅쓰면서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미국에 의존해서 핵무기를 보유한 북한에 대적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론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양태이다. 

김씨 봉건 왕조 국가인 북한을 상대로 자유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서는 그들과의 전쟁을 비롯한 어떤 희생도 불사해야 한다고 많은 보수 측 인사들은 연일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우리는 상식적으로 정치의 목적은 국가의 주권과 영토를 지키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있다고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북한을 변화시키려고 하기 보다는 오히려 북한 지도층의 주장에 동조하여 한반도 전체를 더욱 대결의 장으로 진입하게 하여 결과적으로 주권을 약화시키고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태롭게 하려 한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

현재 한국 국가 안보 문제에 있어 타국에 의존 정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경제적으로는 서구의 경제침체와 중국 경제 경쟁력 강화로 국내 경제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새로운 탈출구를 찾고 있지 못하고 있다. 

청년들이 한 가정을 이룰만한 형편이 못되니 결혼을 기피하거나 늦추는 사람들이 늘면서 인구 감소 현상이 몇 년째 두드러지고 있고 이에 따라 내수는 극도로 위축되고 있으며, 계층 간 소득 격차가 더욱 심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균형 잡힌 성장이 위협 받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탈피하기 위해서 국가 발전의 전반적 능력을 제고시켜서 우리의 정치적 경제적 선택 폭을 넓혀야 하는 것이 긴요하고, 이를 위해 이미 세계 2위의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 중국과의 적극적인 교류 협력이 필수적인 것은 물론, 더 나아가 북한을 변화시켜 남북한 간에도 경제 교류를 확대하여 한반도 전체에 드리워져 있는 증오와 대결의 분위기를 화해와 협력의 것으로 변화시켜 나아가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한반도 전체가 오히려 북한이 구상하고 계획하는 흐름으로 전개되고 있는 것은 매우 개탄스럽다 하지 않을 수 없다.

과거 우리는 부상하는 서구의 물결을 거부하고 기존의 가치관과 세력에 갇혀 있다가 결국 나라를 잃고 식민지 생활을 한 치욕의 역사적 경험이 있다.

 지도층 대부분이 기존의 세계관과 역사관만을 고집하면서 직면해 있는 문제를 현명하게 극복해 내지 못한다면 그러한 국가는 쉽게 위기에 빠질 것이다. 

과거의 치욕의 되풀이 하지 않기 위해 지금부터라도 우리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하는지를 정신 차리고 살펴보아야 할 때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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