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관수 칼럼] 세종시 교육청의 청렴의지를 찬양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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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관수 칼럼] 세종시 교육청의 청렴의지를 찬양하며
  • 임관수 문학평론가
  • 승인 2015.12.07 22:35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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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평론가 임관수

세종시 교육청에 전화를 걸었다. 다짜고짜 우렁찬 목소리로 “청렴한 당신이 있어서----세상에 청렴이 제일이예요”라는 시그널 음악이 울려 나왔다.

하나의 공사가 끝나면 다른 공사를 해야 직원들 월급을 줄 수 있는 건설사도 아니고, 자금이 부족해서 뒷돈을 줘야 대출을 받던 7080시대 은행도 아닌 “21세기 대한민국의 특별시인 세종시 교육청에서 청렴이 제일이라고 외치는 것을 내가 들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집안이 깨끗하면 집안을 깨끗이 하자고 말을 할 필요가 없다. 또한 길가에 쓰레기를 버리지 않으면 “이곳에 쓰레기를 버리지 맙시다.”라는 글을 전봇대에 써놓을 필요가 없고, 밤에 술을 먹고 오줌을 싸는 사람이 없으면 담벼락에 가위를 그려놓을 필요가 없다.

세종시 교육청에서 청렴을 이렇게 강조하는 데에는 필연적으로 청렴과 관련된 어떤 문제가 있음을 시사해준다.

청렴이라면 무엇으로부터 청렴해야 할까? 첫째가 뇌물이라고 하는 금전적인 것으로부터의 청렴이고 둘째가 인사와 관련된 청탁으로부터의 청렴이다.

이 중에서 돈보다는 사람이 더 중요하다. 즉 뇌물보다는 인사와 관련된 청렴성이 더 중요한 것이다. 따라서 “세상에 청렴이 제일이예요.”라는 말은 인사와 관련된 청렴으로 받아들여도 될 것이다.

인사에 관해 교육청이 하는 일은 임용고사 등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고, 그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을 승진시키는 것이 대표적인 일이다.

교육청으로 볼 때는 연례적인 행사이지만 한 개인으로 보면 인생이 걸린 중대사들이다. 임용과 순환보직, 승진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임용이다.

과거에는 여기저기 취업하다가 안되면 선생이나 한다고 했었던 적도 있지만 취업난과 직업의 안정성, 연금혜택 등의 장점 때문에 교사에 대한 인기가 날로 높아지고 있다.

따라서 교사 임용은 이미 고시라는 평을 듣고 있다. 특히 세종시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세종시의 교원임용 고사는 날로 경쟁률이 높아지고 있다.

교사의 경쟁률이 높아지고 질이 높아진다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우수한 교사로부터 양질의 교육이 나오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우수교사의 확보는 중요하다.

특히 세종시에서는 우수 인재의 선발이 중요하다. 우수교사에 의한 양질의 교육이 가시화될 때 수도권에 사는 공무원들의 이주가 조속히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만약에 청렴하지 않은 문제가 있어서 출발할 때부터 세상에 때가 묻은 교사가 학생들을 가르친다면 공무원들의 세종시 이주는 한낱 공염불로 끝날 것이다.

이런 점에서 공정한 교사임용은 세종시 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니고 세종시 전체의 미래와도 직결된 문제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게 돌아가지 않는 것 같다. 2015년 세종시 교육청의 임용고사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1차에 합격한 사람을 면접에서 떨어뜨리고 점수차가 많이 떨어지는 사람을 합격시키는 일이 있었다.

면접이 그렇게 큰 점수를 뒤집을 수 있다면 1차에서 합격자의 150%만 뽑는 것 자체가 불공정한 일이었다. 1차 150%선발은 이미 1차 성적을 중시한다는 의미를 포함한 선발이다.

그는 2014년에도 1차에 합격해서 면접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1년 동안 그에 대비를 했었고, 이른바 sky라고 부르는 명문대학의 장학생이었다.

성적도 좋고 스펙도 좋은데 면접에서 탈락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다가 세종시 교육청의 전화 시그널에서 결론을 얻었다. 여기는 청렴이 제일이라고 내세우는 교육청이다.

면접에는 정성 평가가 있고, 정량평가가 있다. 정량평가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으나 정성평가는 주관이 가미되어 형평성을 잃을 수 있다.

우리 학생이 다른 대학에 편입시험에 응시를 하게 되어 “잘 해줄 필요는 없으니, 불이익만 보지 않게 해달라.”고 그 대학 교수에게 부탁을 했다. 그랬더니 “우리대학은 어느 누구도 면접에서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 정량평가만 하고 정성평가는 하지 않는다.

정성평가에서 모든 비리가 생기기 때문이다.”라고 하였다. 정성평가가 세종시 교육청을 청렴하게 만드는 원동력임을 알 수 있었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다. 전화 시그널에 청렴을 주장하는 구태를 여전히 반복하는 세종시 교육청의 현실이 암담해 보인다.

세종시 교육청은 언제가 되어야 이런 것을 떨치고 국가와 민족의 장래와 더 나아가 인류평화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교육청이 되겠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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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살아요. 2015-12-11 23:25:24
세종시교육청 잘못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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