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병원] 치핵, 그 은밀한 고통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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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병원] 치핵, 그 은밀한 고통에 대하여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5.11.30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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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민 대전선병원 대장항문외과 과장

흔히 항문에 생기는 질환들을 치질이라고 한다.

이는 항문에 생기는 암을 제외 한 양성 질환들을 통칭하여 부르는 것으로, 크게 치핵, 치루, 치열 등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이 중에서도 치핵은 전체 치질의 70% 정도를 차지한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분석 결과 지난해 치핵 환자는 65만 6천여 명으로 2009년부터 매해 평균 0.8%씩 늘고 있으며, 연령별로 보면 40대 환자가 5명 가운데 1명꼴로 가장 많았고 50대와 30대가 뒤를 이었다.

또 남성과 여성의 비율이 비슷했지만 20대와 80세 이상에서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모른다는 그 은밀한 고통, 치핵에 대해 대전선병원 대장항문외과 최병민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다이어트, 임신, 출산… 20대 여성 원인으로 나타나

치핵은 항문 안의 혈관조직을 포함하는 점막 및 점막하조직이 주변 항문관과의 지지력이 약화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주로 항문 밖으로 마치 꽃이 핀 것처럼 덩어리가 밀려 내려온다.

원인은 복합적이지만 항문혈관을 확장시키는 자세나 생활태도가 주요 원인이다. 특히 화장실에서 오래 앉아 있는 것, 쪼그리고 앉아 있는 것, 방바닥에 앉아 있는 것 등은 항문 혈관 안에 피가 고여 이를 확장시킨다.

또 술의 성분인 알코올도 혈관을 늘어나게 할 수 있으므로 과음 또한 치핵의 원인이 된다.

변비 때문에 변 볼 때 힘을 많이 주게 되면 복압이 올라가면서 혈관 내에 피가 많이 들어차 항문 혈관이 쉽게 늘어나게 된다.

가파른 산을 오르거나, 무거운 것을 들거나, 골프를 치는 것 등도 비슷한 결과를 초래한다.

임신과 출산도 치핵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 중 증가하는 황체호르몬은 장운동에 영향을 주어 변비를 유발한다.

또 임신 중에는 복압이 올라가서 항문의 혈액순환에 장애를 일으키며, 조직이 연해지고 혈액 양이 많아지는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치핵이 심해질 수 있다.

또 출산 중에 힘주기를 하면서 임신 중 심해진 치핵이 갑자기 빠져나와 심한 고통을 유발하는 경우도 많다.

20대 여성 치핵의 원인은 주로 다이어트다. 다이어트를 위해 밥을 적게 먹다보면 대변량이 줄고 딱딱해져 변비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 심할수록 증상이 자주 발생

치핵은 항문 안의 치상선을 경계로 치상선 상부의 내치핵, 하부의 외치핵 그리고 이 부분이 혼재된 혼합치핵으로 구분한다.

내치핵과 외치핵에 따라 증상이 조금씩 다르지만 항문 안 조직이 탈출되는 탈홍이 가장 흔하고, 탈홍 없이 선홍색의 항문 출혈도 자주 관찰된다.

간혹 혈관이 파열되면서 혈전이 생기는 혈전성 치핵도 발생하며, 이 경우 심한 통증이 동반되어 종종 농양으로 오인받기도 한다.

내치핵은 항문 안쪽의 조직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탈출되는 증상이 일반적이며, 배변 후 통증 없이 선홍색의 출혈이 자주 나타나기도 한다.

내치핵은 탈홍의 정도에 따라 1기부터 4기로 나눌 수 있으며, 심할수록 가려움증과 출혈 등 증상이 자주 나타난다.

외치핵이 생기는 치상선 아래쪽은 피부로 덮여 있어 쉽게 출혈이 되지 않고 탈홍도 되지 않는다.

간혹 출혈이 되어 피하에 피가 엉기는 현상인 혈전이 생기고, 항문 바깥쪽으로 늘어진 피부 꼬리 모양의 췌피가 자주 관찰된다.

치핵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항문 부위를 살펴본 후 항문 수지검사와 항문경 검사를 시행한다.

항문 수지검사란 말 그대로 의사가 손가락을 항문 안으로 넣어 항문과 직장의 상태를 알아보는 것이다.

다른 복잡한 검사 없이 수지검사만으로도 항문 과 직장에 생기는 많은 질병들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매우 효과적이면서도 중요한 검사이다.

항문경검사는 길이가 7~8㎝ 정도 되는 항문경을 집어넣어 항문 속의 상태를 눈으로 확인하는 검사로, 최근에는 항문경에 카메라를 달아서 모니터를 통해 항문 속의 상태를 관찰하기도 한다.

경우에 따라서는 다른 질환을 배제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와 항문기능검사, 내시경검사가 필요 할 수 있다.

▲ 정확한 진단과 치료가 관건

치핵의 치료는 보존적 요법과 외과적 수술로 나눌 수 있다.

보존적 요법은 변 완하제, 식이요법, 통증치료, 좌욕과 배변습관의 교정 등이 해당되며 일시적으로 증상이 호전 될 수 있다.

특히 좌욕은 미지근한 물을 좌욕기나 대야 등에 준비 한 후 한번에 3~5분간 하루 2~3회 항문 부위를 담그고 앉아 있는 것으로, 항문 통증의 주원인이 되는 항문괄약근의 경련을 이완시켜서 통증을 감소시킨다.

또 항문 부위를 청결히 세척하고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상처의 치유를 돕고, 혈전이 녹는 효과를 기대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너무 뜨거운 물에 좌욕을 하거나 증기를 쐬게 될 경우 화상의 위험이 있으며, 너무 오래 하는 것은 오히려 좋지 않아 주의할 필요가 있다.

외과적 수술은 보조술식과 치핵근본술식으로 나누어진다. 보조술식에는 부식제 주입법, 고무밴드결찰술, 치핵동맥결찰술 등이 있으며, 치핵의 절제보다는 치핵 점막을 고정시키거나 혈관조직의 결찰 등으로 치핵의 크기를 줄이는 방법이다.

치핵근본술식은 치핵 조직을 절제하는 방법이 전통적으로 행해져왔지만, 최근에는 직장점막절제를 통해 밀려나오는 치핵을 다시 해부학적 위치로 복원시키는 방법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이를 ‘PPH 치질수술법’이라고 하며, 고전적 치질 수술에 비해 수술 후 통증이나 불편이 적어 일상생활로의 복귀가 빠르며 재발이 적은 장점이 있다.

탈홍의 정도에 따라 치료법에 차이가 있으므로 증상이 있는 치핵은 모두 치료의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치핵을 비롯한 항문 질환은 생명에 결정적인 위험을 주지는 않지만, 생활에 상당한 불편을 주므로 증상이 더 심해지기 전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치핵의 진행정도와 증상을 기준으로 대장항문외과 전문의와 상담한 후 수술 여부와 그 시기를 결정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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