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도시철도공사 박상덕 사장] 루트 128과 정부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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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도시철도공사 박상덕 사장] 루트 128과 정부 3.0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4.12.0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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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덕 대전도시철도공사 사장.
세계적인 기술혁신의 상징이자 첨단기술을 보유한 회사들이 집단화된 샌프란시스코의 ‘실리콘 밸리’ 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 보스턴 외곽의 ‘루트(route) 128’을 따라 최대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컴퓨터를 비롯해 미국 정보화 산업을 이끄는 회사들이 많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지난 1970년대 미국 경제가 극도로 침체되자 보스턴도 지역 핵심산업은 물론이고 구식 산업공장들까지 문을 닫을 정도로 심각했었다.

이때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매사츄세츠공대(MIT)의 도움을 받은 컴퓨터업체들이‘루트 128’을 따라 집단화되면서 영화를 누리기 시작했다.

그러나 1990년대부터 이곳의 세계적 컴퓨터 회사들이 도산하면서 ‘루트 128’은 쇠락했고 ‘실리콘 밸리’는 큰 성공을 거두며 오늘에 이른다.

‘루트 128’의 실패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매사츄세츠 주(州)의 기업들은 모두 소유욕으로 인해 고통을 받았다”이다.

쉽게 말해 자신들의 정보와 기술 독점에 온 힘을 쏟고 특허권 방어를 위해 소송을 남발했으며 이직금지와 직원들이 퇴사 후 동종업종 취업을 금지시키는 등 지독하게 폐쇄적인 기업문화때문이었다.

반면에 ‘실리콘 밸리’는 협력망을 적극 장려하는 문화였다.

같은 업종의 사장들끼리 레스토랑에서 만나 기술적 문제 등을 허심탄회하게 나눴으며 다른 회사 직원들과도 정보를 공유하고 어제까지 내 회사 직원이 다음날 바로 옆 회사에 취업해도 문제삼지 않았다.

심지어 새로 들어간 회사 주차장이 좁아서 어제까지 다녔던 회사에 차를 둬도 괜찮다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교류와 공유,소통이 자유로웠던 것이다.

또 하나는 ‘루트 128’이 자체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고 했다면 ‘실리콘 밸리’는 소비자,관공서 등 이미 구축해 놓은 다양한 네트워크를 활용해 광범위하게 아이디어들은 수집하고 분류,분석,의견을 반영하면서 문제를 해결해갔다.

전체적으로‘지역 협력망(clusters)'이 구축돼 기업들은 더 큰 성공을 거둘 수밖에 없었다.

비록 그물망에 있던 한 기업이 실패해도 나머지 기업들이 이를 통해 얻은 지식과 경험으로 ‘실패비용’을 줄이면서 성공하게 되기 때문이다.

공유, 소통, 개방, 협력으로 일컫어 지는 ‘정부 3.0’ 또한 기업문화를 빗대어 보면 ‘루트128’보다 ‘실리콘 밸리’가 되자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우선 어떤 국민이든 차별없고 소외되지 않는 정보의 ‘공유’는 대국민 서비스를 위한 국가경영과 행정행위의 기본철학이라는 점이다.

‘널리 세상을 이롭게’하려면 기업도 이러한 마음가짐이 필요하지만 특히 공공기관이 일상적으로 생산하고 보유하고 있는 정보를 특정한 선호와 취향이 있는 계층의 요구에 응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공개적으로 제공돼야하며 이는 선택사항이 아니라 의무이다.

정보의 공개와 공유가 왜 중요하냐하면 이들 정보를 기본으로해 개인이나 기업의 개선된 아이디어를 접목해 경제적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이고 비용절감,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 창의적 혁신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예를들어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구매ㆍ용역사업의 경우 단순히 무엇이 필요하다는 정도의 ‘공고문’이 아니라 해당기관이 현재 운영중인 ‘시스템’이 무엇이고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해야만 관심있는 기업이나 개인이 독창성과 창의성을 발휘해 기대이상의 커다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소통’은 폐쇄성을 벗어나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을 의미함과 동시에 정보 공유를 어떻게 할 것인가하는 수단 혹은 방식의 문제이다.

대부분의 공공기관은 누리집과 블로그,트위터 계정 등 온라인 매체 운영과 위원회,고객 등 이해관계자와 오프라인 모임을 통해 정보를 공개하고 있으나 법적 사항을 이행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이 사실이다.

결국 공공기관의 내부 인트라 망에 실려 내부인만 볼 수 있는 계획서를 포함한 모든 ‘서류’가 일반에 공개되는 방향으로 나갈 전망이다.

이것은 국민의 알권리 충족이자 투명하고 깨끗한 운영을 보여주는 행위로써 기관에 대한 신뢰로 이어짐은 물론이다.

이러한 정보의 공유와 소통 문화가 확산되면 촘촘한 그물처럼 협력망이 구축돼 개인과 기업의 창의적 부가가치 총합이 국가적 가치창출로 이어지 게된다.

‘소유욕으로 고통’받기 보다 개방과 공유,소통과 협력으로 더 큰 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 좋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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