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현충원] 공직자의 기본자세, 청렴
상태바
[대전현충원] 공직자의 기본자세, 청렴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4.10.31 10:1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대전현충원 문성기 주무관.
전국적으로 전세난이 심각한 문제가 된 것은 비단 최근의 일만이 아니다.

주택마련은 고사하고 전세를 구할 수 없어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적지 않을 것이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지난 10월 28일 통계청, 고용노동부, 국민은행 자료를 비교한 결과, 지난해를 기준으로 전문대 이상 신혼가구가 서울과 수도권의 아파트 전세(중간가격)를 마련하려면 4년 전보다 각각 11년, 8년이 더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전세난을 보고 있으니 문득 고려 명종 때 현덕수와 노극청의 이야기가 떠오른다. 현덕수가 지방살이를 마치고 개성으로 돌아와 집을 한 채 장만하기 위해 애쓰던 중 마침 마땅한 집이 있어 계약을 하였다.

그런데 바로 그날 저녁 노극청이란 사람이 찾아와서는 오늘 한 계약을 없던 일로 하라는 것이다. 노극청이 담담하게 말했다.

“그 집은 제가 몇 해 전에 은 아홉 근을 주고 산 집인데 그동안 몇 년을 살면서 수리 한번 한 적 없는데 제가 없는 사이 아내가 무려 은 열두 근을 받고 팔았습니다. 그것은 나의 청렴을 더럽히는 일로 계약을 파기하는 방법 외에는 어쩔 도리가 없습니다.”

그러자 현덕수가 다시 정중하게 말했다. “그것은 지금의 시세를 받은 것으로 압니다. 얼마 더 받는 것이야 해로울 게 없는 일 아닙니까?”

이에 노극청은 답답한 듯 말했다. “그렇다면 내 아내가 더 받은 세 근을 돌려받으십시오. 그것이 안 된다면 집을 팔수가 없습니다.”

현덕수가 다시 말했다. “당신만 청렴함을 고집하지 마시오. 나도 평생 동안 의롭지 않은 일은 해 본 적이 없소. 남의 집을 제값보다 싸게 샀다는 말은 결코 듣고 싶지 않단 말이요.” 마침내 두 사람은 은 세 근을 절에 시주하는 것으로 결말을 지었다.

물론 지금 현덕수와 노극청처럼 살 수는 없으리라. 하지만 매년 청문회에서 다운계약서 문제가 끊임없이 나오는 것을 볼 때마다 절로 한숨짓게 된다.

다운계약서 뿐만 아니라 위장전입 등 고위층이 재테크를 위해서 법을 어기는 행태는 국민들로 하여금 허탈감과 공직사회에 대한 실망과 불신을 낳게 만든다.

다산 정약용은 『목민심서』에서 ‘청렴한 사람은 청렴을 편안하게 여기고, 지혜로운 사람은 청렴을 이롭게 여긴다(廉者安廉 知者利廉).’ 라고 하여 청렴한 세상과 청렴한 공직자의 세상이 오기를 바랐다.

하지만 국제투명성기구(TI)가 발표한 2013년 한국의 부패인식지수(CPI)가 전 세계 177개국 중 46위에 그친 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국 중 27위에 그친 것을 보면 우리나라의 현실이 여실히 드러난다.

우리 역사 속에서 청렴을 최우선의 가치로 삼았던 위인들의 정신을 본받아 이제 공직자 스스로가 청렴한 공직상을 확립하여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고, 앞장서서 부패의 확대 재생산을 막아 국가발전과 경쟁력 확보에 기여하여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