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 암탉이 울면 출산율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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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 암탉이 울면 출산율이 높아진다
  • 인구보건복지협회 대전충남지회 강사 정서윤
  • 승인 2023.11.24 1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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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사 정서윤
인구보건복지협회대전충남지회 강사 정서윤

올해 2분기 합계출산율은 0.7명으로 집계되면서 관련 통계가 발표되기도 전에 또 다시 최저치 기록을 갱신하면서 2023년 합계출산율이 0.6명대에 이를 수도 있다는 불안한 전망이 나왔다. 이러한 인구의 암울한 현실에 정부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한다고는 했지만 출산율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으며 오히려 떨어지는 현상 조차도 막지 못하고 있다.

이제 저출산 현상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다 문제적 인식에 공감하게 된 지 오래되었고, 저출산의 원인과 대책에 대한 분석과 논의는 많은 분야에서 효과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노력 중이지만 이렇다 할 만한 성과는 없는 실정이다.

다각적인 분석과 대안을 내 놓는 과정에서 재미있는 내용이 발견되었다. 출산율이 낮아지는 원인 중 하나로 여성의 경제 참여율이 증가하고 있음을 꼽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쉽게 여성의 경제활동이 증가할수록 출산율이 낮아진다는 통념을 갖고 있다. 즉, 여성이 경제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결혼을 하는 나이와 아이를 낳는 나이가 많아지고, 자녀를 양육하는 비용이 증가하므로 출산율이 감소한다는 가정이다.

이러한 가정과 통념대로라면 ‘우리는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줄여야 한다’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얼핏 들으면 공감이 되는 말이라고 생각이 되겠지만, 시간을 두고 잠깐 생각해 보면 상호 비례관계에 있는 출산과 경제를 반비례로 돌렸다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는 논리라 웃음이 절로 나오게 된다.

그렇다면 여성이 적극적인 경제활동을 한다는 것은 출산율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까? 과연 여성의 경제활동이 저출산율에 기여를 했는지 국제적인 연구 결과를 흥미롭게 볼 필요가 있다.

영국의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전미경제연구소(NBER)의 보고서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통계를 바탕으로 낸 결과가 바로 그것이다. 즉, 여성이 경제활동 하는 비율이 증가할수록 출산율이 올라간다는 것.

이코노미스트는 NBER의 1980년과 2000년의 출산율 연구 결과를 비교했다. 1980년에는 여성이 경제활동에 참여를 많이 하는 국가일수록 합계출산율이 낮았다. 앞서 얘기한 ‘일하는 여성이 많아질수록 출산율이 낮아진다’라는 우리의 통념과 일맥상통하는 결과이다. 하지만 2000년에는 1980년과는 다르게 여성이 경제활동을 많이 하는 국가일수록 합계출산율이 높았다. 이러한 상반된 결과는 바로 일하는 엄마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이러한 환경과 문화는 출산율 증가에 기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결국 워킹맘을 장려하는 분위기는 출산율을 높이는 결과를 낳은 것이다.

일례로 여성의 일과 양육을 장려하는 미국과 노르웨이에선 1980년에 비해 2000년 출산율이 증가했으나, 일과 양육의 병행이 힘든 보수적 분위기의 스페인과 이탈리아에선 같은 기간 출산율이 감소했음을 들 수 있다.

2005년 대통령 직속 기구로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가 설치되었고, '제1차 저출산·고령사회 기본계획'이 시행된 2006년부터 최근까지 약 280조의 재정이 저출산 정책에 투입되었다. 저출산 대책을 위한 정책에서 재정정책은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출산율을 높이는데 경제적 지원이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는 만능열쇠는 아닐 것이다.

모든 것을 돈으로 따지는 물질 만능이 통용되는 각박한 현실이지만 아이를 낳는 일만큼은 재정정책이 전부가 아닌 청년들의 마음을 어루만질 수 있는 인간미 넘치는 정책도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앞서 언급한 보고서의 결과처럼 일하는 여성이 많을수록 출산율이 높아진다면 우리나라의 청년 및 기혼 부부들에게 일하는 즐거움과 양육의 즐거움을 동시에 가질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방법이 없을까? 오히려 이 부분은 기성세대의 녹슨 머리 보다는 가슴이 뜨거운 젊은 세대에게 숙제로 남겨두고 싶다.

여성의 경제활동을 높이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지 모두가 생각하는 그런 진부한 대책을 생각해 본다면

첫째, 보다 많은 여성들이 일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기회를 제공해야 할 것이다. 아직도 많은 여성은 일자리에 목마르기에 유연하고 개방적인 노동시장이 필요하다.

둘째, 워킹맘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과 열린 사회 분위기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옛말에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이 있다. 지금의 세대들이 들으면 아마도 발끈할 정도의 괴기스러운 말일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암탉이 울면 출산율이 높아질 수 있다는 긍정의 메시지 담아보기를 기대한다. 여성이 일을 한다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인 시대가 되었기 때문이다.

셋째 남성들의 적극적인 육아참여가 더욱 필요하다. 최근 온라인서 한 건설회사의 광고를 보았다. 대단히 많은 관심과 조회수를 기록한 그 광고에서는 젊은 신혼부부가 결혼하고 아이를 낳아 기르는 과정에서 생기는 에피소드를 보여줌으로써 기성세대 및 젊은 세대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하였다.

지금의 결혼 정년기 세대를 보면 결혼과 육아의 가장 큰 걸림돌로 경제력을 손 꼽고 있다. 또한 출생률이 줄어드는 국가에서도 역시 가장 큰 관심사는 경제력이며 국가의 경쟁력인 국력 즉 인구의 증가일 것이다.

우리나라는 암탉이 울어야 결혼과 육아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이며, 이로 인해 국가의 경쟁력도 만들어진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생애 최초로 겪는 아주 힘들고 어려운 과정인 ‘육아’, ‘엄마 아빠가 된다는 것’

한 번 사는 인생에서 우리들 자녀들에게 한 번쯤은 경험해 볼 만한 가치 있는 일이라고 말하고 싶은 꼰대 같은 생각을 잠깐 해보며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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