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발원지 규명 국제 공동연구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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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발원지 규명 국제 공동연구 착수
  • 강현준 기자
  • 승인 2009.11.30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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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연, 동위원소비 측정 기술 이용 철새 이동경로 추적
한국원자력연구원(원장 양명승)은 동위원소비 질량 분석을 통해 조류인플루엔자(AI)의 국가간 전파 원인의 하나로 주목받고 있는 철새의 기원 및 이동경로를 추적하기 위한 국제 공동연구에 착수했다고 30일 밝혔다.

원자력연구원 원자력화학연구부는 국가 간에 이동하는 철새의 기원 및 이동경로 추적을 통해 AI 역학조사 및 질병 조기경보 시스템 구축에 활용할 수 있는 기술 개발과 관련, 국제원자력기구(IAEA)로부터 국제 공동 기술협력 과제를 수주, 오스트리아 AIT(Austrian Institute of Technology) 연구소 등과 공동으로 '생체시료 내 동위원소비 질량분석기술 개발' 과제를 수행하게 됐다.

이번에 수주한 과제는 야생 조류의 생체시료 내에 포함된 미량의 동위원소비의 정밀 분석을 통해 이동성 야생 조류의 기원과 수천 킬로미터에 이르는 이동 경로를 추적함으로써, AI 전파경로 예측과 질병 역학 조사 등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에서는 △조류 포획 및 생체시료 전처리 기술 개발 △동위원소비 질량 분석 기술 개발 △표준작업절차서 확보 △생체시료 내 동위원소비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연구진은 겨울철 우리나라를 찾는 철새인 고방오리(pintail)를 포획, 생체시료인 깃털을 채취한 뒤, 질량분석에 적합한 형태로 전처리한 후, 동위원소비 질량분석기(IRMS; isotope ratio mass spectrometry)를 이용해서 깃털 시료 내에 미량 포함된 특정 동위원소[H(수소)와 O(산소) 등]의 비를 측정할 계획이다.

고방오리 등 이동성 야생 조류의 특정 부위 생체시료에는 특정 지역에서 개체가 섭취한 물의 동위원소비 정보를 간직돼 있어 이를 분석하면 철새의 기원과 이동 경로를 추정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현재 IAEA 등에서 이미 전 세계에 걸쳐 구축해 놓은 일부 안정동위원소비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함으로써 해당 조류의 기원를 추정할 예정이다.

IAEA는 1961년부터 101개 국에 800여 개의 관측소를 설치, 한 달 간격으로 강우시료를 채취함으로써 전 세계적인 동위원소비 DB를 구축해서 철새의 기원 및 이동경로 추적에 활용하고 있다.

이번 국제 공동연구는 국내에 전례가 없었던 AI 기원 및 이동경로 추정 기술 개발의 단초를 마련하고, 전 지구적 재앙에 대비해서 IAEA 등 국제기구와 국제적 기술 공조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국내 관련 기술의 수준을 국제 수준으로 향상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물질 내에 존재하는 동위원소비는 물질의 기원과 순환, 기후변화 등을 연구하는데 매우 중요한 도구로, 꿀의 진위, 와인의 원산지 판별 등 식품의 진위 감별, 도핑 테스트, 유기 오염물의 오염원 추적, 고대 유물의 출처를 추정 연구 등에 활발히 이용되고 있다.

야생 조류의 기원 및 이동 경로 추적 기술에는 가락지 표식을 이용한 추적 기술, GPS를 이용한 추적 기술, DNA 분석에 의한 추적 기술 등이 있다. 이와 더불어 1990년대 후반부터는 동위원소비 분석에 의한 추적기술이 영국, 캐나다 등 일부 선진국을 중심으로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연구 과정에서 얻은 분석 데이터를 오스트리아 AIT와 상호 검증함으로써 이동성 야생 조류 이동경로 추적 및 이를 이용한 AI 조기 경보 시스템 구축을 위한 기준을 제시할 계획이다. /강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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