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라의 기본을 세울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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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라의 기본을 세울 때다.
  • 이정희
  • 승인 2009.09.16 11: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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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 貞 熙
    (칼럼니스트)
몇 년 전에 거국적으로“역사 바로 세우기 운동”을 펼쳤던 기억이 있다. 무엇이 좀 되나 싶어 기대를 했다. 그런데 보수와 진보 등 다양한 의견으로 충돌이 많았던 모양이다. 역사가 바로 세워졌는지 별 이야기가 없다. 가끔이긴 하지만 근세사에 대한 논란이 많아 학교에서조차 갈피를 못 잡고 있는 인상이다.

한나라의 역사를 다루는데 있어서 국가는 전문가를 동원해서 체계를 잡아야 마땅하다. 출신학교별로 역사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서는 안 될 일이기 때문이다. 국가를 경영하는 데는 헌법에 따라 각 분야별로 법률로 정하여 실행하면 될 일이다. 그런데 법치국가라 할지라도 그 운영주체에 따라서 시행의 강도가 따르게 마련이다. 법이 있으나 마나 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법이 지켜지지 않고 흔들릴 때 그 외의 조례나 규약은 더욱 효용성이 문제가 될 것이고 집단이기주의에 의해서 포기되는 현상을 목격하게 된다. 그 좋은 예가 바로 행정중심복합도시이다. 국토의 균형발전을 거론하면서 국회에서 여야가 줄다리기를 하면서 법으로 정한 사실을 맘에 들지 않는다고 도지사가 반대를 하고 나서지를 않나 국회의원이 이의를 제기하면서 또 반대여론을 조성하고 있으니 문제는 심각해졌다.

거기다 국가의 원로라는 사람들이 나서서 반대의견을 내 놓았다.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는 무엇을 하는 곳인가. 소수의 지역출신 야당의원들이 따지고 나서도 귀를 기울이는 집단은 없다. 그게 어디 충청도에 국한해서 처리해야 할 일인가. 국회의장을 위시해서 국가적 차원에서 처리를 해야 할 일이다.

이미 주민들에게 땅값을 보상해 주고 관계부서에서는 엄청난 예산을 투입해서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시점에 제동을 걸어서 어쩌자는 말인가. 우리는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자긍심을 가지고 살아왔다. 그러나 때로는 이 나라가 대한민국이 아니라 서울공화국이라는 인상을 버리지 못하고 엽전의 신세한탄을 한 것이 한두 번이 아니다. 수도권에서 못사는 것이 바보인가.

거대한 공룡 같은 서울이어야만 우리나라가 좋은 나라인가. 정치, 경제, 문화 등 모든 것이 서울에 몰려있으니 행정부만이라도 지방으로 옮겨보자는데 그래서 서로 잘 살아 보자는데 무슨 욕심이 그렇게도 많은가. 행정부가 좀 멀리 있으면 어려운 점이 있는 것도 예상된다.

그렇다면 분산시킬 것이 아니라 행정과 정치의 중심을 모두 옮겨도 될 일이다. 보내지 말자가 아니라 국회도 대통령도 옮겨오면 될 일이다. 과천 정부청사나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장관이 여의도 국회로 가는데 얼마나 힘이 드는지 계산해 보았는가. 행정과 정치가 가까이에서 이루어지도록 이상적인 조직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소위 여당의 힘 있는 도지사가 자기지역에만 집착하면서 자신은 본래부터 반대 했다고 앙탈을 부려서야 될 일인가. 그렇다면 애초에 국회에서 법안이 가결되지 못하도록 했어야 하지 않았는가. 국회를 무시하는 발언이 쏟아져도 국회의 책임있는 인사들은 꿀 먹은 벙어리다.

행정부와 정치가 옮겨오더라도 서울은 더 좋은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로 발전할 수 있다. 세계의 몇 나라를 보아도 알 일이 아닌가. 왜 서울만 고집하는가. 국가의 만년대계를 위해서도 옮겨야 할 당위성은 충분하리라 믿는다. 있지도 않은 관습법을 운운할 때부터 물 건너 갈 것이라고 예상을 했었지만 가진자들이 또 힘있는자들의 오만이 극치에 달했다면 그건 분명 잘못된 일이다.

소위 지도층 인사라는 사람들이 법을 뒤집겠다면 그건 그렇게 되고 말겠지만 몇 푼 안 되는 보상비를 받고 누대를 이어서 살아 온 고향을 빼앗긴 백성들은 어디에 하소연을 할까. 죽어서 조상을 만나면 고향 잃은 후손들이 무어라 말 할 수 있을랴.

이제 역사 바로 세우기는 물론이지만 문화민족의 근본을 세워야 할 때다. 위아래도 없고 힘 있는 자들이 주물러대는 나라가 되어서는 안 된다. 체면을 알고 예절을 지키며 이웃과 기쁨과 슬픔을 나눌 줄 아는 문화가 세워져야 한다.

정치인들이여 정말로 나라를 위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고 이제는 수치스럽지 않은 역사를 후손들에게 물려주려는 간절함을 지녀야 한다. 이 글이 비록 지방의 작은 신문이어서 대통령과 국회의원, 또한 정치인들이 읽을지 모르겠지만 제발 지역이기주의나 패권주의가 아니라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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