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와 국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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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와 국민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09.09.02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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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李貞熙 (칼럼니스트)
국민은 좋은 정부를 만나야 하고 정부는 좋은 국민을 만나야 한다.

국민이 아무리 부지런하고 선량하다 할지라도 좋은 정부와 훌륭한 지도자를 만나지 못하면 불행할 수밖에 없다. 또한 정부의 통치자들이 아무리 국가를 위하여 노력한다 할지라도 현명한 국민을 얻지 못한다면 빛을 발할 수 없다. 국민이나 통치자는 살기 좋은 나라를 바란다.

과거에 한때 신사의 나라, 해가지지 않는 나라로 위세를 떨치던 영국이 16세기 중엽 엘리자베스가 왕위에 오르기 전에는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 때 라틴어를 사용했고 상류층이나 지배계급의 사람들은 불어를 구사했다. 그러나 젊은 여왕이 즉위하면서 영어로 쓴 성경을 출판하여 여왕에게 헌정하였고 영국은 영어를 통용어로 정착시키게 되었다.

나약하게만 보였던 젊은 여왕은 국가를 종교적 갈등과 불화를 해소시키고 완전한 국가와 정부를 완성하였다.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과 같은 국가와 비교해서 열악하기만 했던 영국을 완전한 독립국가로 만들었다. 그리고 독일어나 불어가 복잡한 언어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에 비교해서 비교적 간단한 문법체계를 만들었다.

오늘날 외국인들이 불어나 독일어보다 영어를 배우기가 쉬운 것도 간단한 문법체계 때문이다.
그리고 영국인들은 바다로 눈을 돌리고 소위 해외로 진출하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그리하여 콜럼버스를 지원하여 아메리카를 발견한 스페인보다 훨씬 늦게 시작하였지만 결국 오늘날의 미국을 영국의 식민지로 건설할 수 있었던 것도 영국인들의 바다에 대한 동경이 우월했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또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미국으로 건너간 영국의 청교도들은 엘리자베스에게 헌정했던 제네바성경을 품에 안고 갔다. 바로 그 성경은 청교도들에게 법이요 윤리이고 도덕적 기준이었으며 성경의 말씀은 모든 생활의 지침이었다.

평화로운 하나님의 나라를 꿈꾸던 그들과는 달리 오늘날 미국의 대도시가 폭력과 공포가 위협을 주고 있으니 얼마나 아이러니 한 일인가. 미국이 초강대국의 위치에 있다고는 하지만 미국의 도시가 불안하게 되었다면 그것은 정부와 지도자들의 잘못이다. 아무리 합중국이라는 특성을 지니고 있을지라도 평화를 깨는 국가는 결코 행복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인류는 언제나 좋은 정부를 갖기를 원했다. 그리고 좋은 정부를 갖기 위해서 어떤 조건이 필요한가를 알아내려고 노력해 왔다. 좋은 정부를 갖기 위해서 플라톤은 ‘이상국가’의 이념을 제시했으며, 아리스토텔레스는 기존의 정부들을 경험적으로 비교하였다. 몽테스키외는 견제와 균형을 통한 정부의 구성을 희망했으며, 존 로크는 집단적인 정치적 목표를 추구하기 위하여 시민들과의 계약에 기초를 둔 정부를 제안하였다.

이처럼 많은 학자들이 좋은 정부를 위하여 많은 고심을 했고 민중들 역시 좋은 정부를 원하고 있다. 그리하여 지구상에는 가서 살고 싶은 국가들이 있는가 하면 그 나라로부터 탈출하고자 하는 나라도 있다. 돈 없고 힘없는 개인들은 어쩔 수 없이 숙명인 듯이 매어 살 수밖에 없지 않은가.

동방예의지국을 자처하면서 삼천리금수강산을 자랑하고 도덕과 예절을 생명처럼 여겨온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과연 이 나라의 국민들은 정부를 믿고 이 땅에서 살고 싶어 하는지 묻고 싶다. 분하고 억울해서 이 땅을 떠나려는 국민이 얼마나 있는지 헤아려 보았는가. 소위 지도급 정치인들이나 고급공무원들이 또는 명망 있는 학자들이 국민에게 모범을 보이고 있는가.

이제 분단된 반 토막 조국이지만 살고 싶은 나라,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 자랑스럽게 지킬 줄 아는 소중한 나라를 만들 수는 없는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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