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기업프랜들리에서 친서민으로 정책전환은 기업의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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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기업프랜들리에서 친서민으로 정책전환은 기업의책임
  • 임관수 논설위원
  • 승인 2010.11.11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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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여당과 야당이 모두 좌파적인 색채를 지니게 되었다. 우파와 좌파의 균형을 상실하는 것은 국가의 발전을 위해 바람직하지 못하다.

종주국 소련이 공산주의를 포기하면서 역사는 자본주의 사회가 공산주의보다 우수하다는 것을 입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을 다투어 좌파로 기우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기에는 기업의 책임이 크다.

현 정권은 우파들이 만들어낸 정권이었고, 그리하여 출범 초에 기업 프렌들리라는 말로 기업에 우호적이었다. 기업이 잘 되면 그 이익이 국민 모두에게 돌아갈 것이고, 따라서 국민들도 잘 살게 될 것이라는 순진한 생각에서 모든 비난을 무릅쓰고 그러한 정책을 편 것이다.

그러나 기업은 그동안에 얻었던 자신들이 이익을 자신들이 똑똑해서 얻은 것으로 자신들이 독차지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강만수 씨가 “환율을 조작하지 않는 나라가 어디 있느냐”면서 달러의 환율을 높여서 수출 기업의 이익을 높인 것은 많은 유학생 부모의 피와 땀을 짜내는 일이었다.

그리고 수입 원자재 가격을 높여 국민 모두가 물건을 비싸게 샀다. 그러나 대기업은 그런 것은 환율 때문에 자신들이 이익을 본 것은 없다고 주장했다. 경제지표는 좋은데 국민들의 생활이 나아지는 것 같지 않으니 정부는 직접 국민들을 챙겨야 하고, 결국 친서민 정책을 펴게 되었다.

내년도 친서민을 위한 사회복지예산은 81조를 넘어섰다. 이는 전체 예산의 1/4을 넘고, 초, 중, 고 대학을 운영하는 교육예산과 육, 해, 공군을 운용하는 국방예산을 합친 것보다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들의 사회복지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해서 예전에 비해 복지예산이 줄었느니 하면서 난리이다.

그러나 우파라도 선거에서 표를 의식할 수밖에 없으므로 복지예산을 줄일 수는 없다. 복지 예산이 전체 예산의 1/4을 넘은 상황에서 국가가 친서민을 주장하더라도 결국 예산을 늘이는 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회복지가 잘 된 서구의 한 국가처럼 월급의 50%를 세금으로 내는데 국민이 동의한다면 모르겠으나 그렇게 많은 세금을 내려는 국민이 있을 것 같지는 않다.

기업 프렌들리에서 친서민 정책으로의 전환은 대기업에게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결국 자초한 일이다. 이제라도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의식하고 국가와 국민들이 좌향 좌로 가는 것을 막아야 한다.

이를 위해 먼저 대기업은 자신들의 이익이 자신들의 경영능력에서 획득한 것이라는 자만심을 버리고, 그 이익이 그들 제품을 사거나 사용해준 소비자들 덕분이라는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익을 그들에게 환원하려는 사회적 책임감을 지녀야 할 것이다. 록펠러는 그러한 마음으로 뉴욕 시민들의 수돗물 값을 내주기에 뉴욕시민을 물을 무료로 쓸 수 있다고 하지 않는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먼저 사람들이 보지 않는 데에서 도덕적으로 행동을 하는 것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최근에 재벌 총수의 개인재산을 차명계좌로 숨겨놓고 세금을 포탈한다거나, 상속세를 내지 않기 위해 편법으로 자식에게 상속을 하는 일도 있었다.

그리고 아직 확정판결은 나지 않았으나 각종 뇌물을 주고 이권을 챙겨 부를 축적하는 방식은 탈피해야 한다. 이러한 비도덕적인 행동이 기업 프렌들리에 거부감을 가지게 한다.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 등 갑부들이 그들의 재산을 자식이 아니라 사회에 환원하는 모습을 왜 이 땅에서는 볼 수 없는가? 상속세를 줄인다는 정부 정책에 반대하던 그들의 모습은 아름답다. 국가의 사회복지분야에 재벌도 참여해야 한다. 직접적인 현금 지원이나 회사에서 생산하는 물품 등을 직접 지원할 수도 있다.

이러한 행동은 기업에 대한 이미지를 높여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다. 그렇게 착한 기업이 라면을 만드는데 먹을 수 없는 공업용 소고기의 기름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은 사회적 충격도 고려해야 한다. 요즘 논의되는 기업형 슈퍼 마켓을 일례로 들 수 있다. 물건을 대량으로 싸게 구입해서 소비자들에게 쾌적한 환경에서 싸게 제공하겠다는 주장 속에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그들의 확실한 성공 뒤에 수많은 슈퍼 마켓의 도산이 예고되고 있다. “이렇게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 규제 법안들이 통과 단계에 이르자 법 발효 전에 서둘러 개점을 하려는 기업형 슈퍼마켓과 이를 막아내려는 중소상인들이 곳곳에서 충돌을 빚고 있습니다.”라는 뉴스를 접하면서 싼 가격에 물건을 사고싶은 소비자도 동네 슈퍼 주인의 편을 들게 된다.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미안하다.”고 하는 대기업을 보고 싶다.

대기업은 이제 돈이 되는 사업도 사업이지만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노력을 해야 한다. 구멍가게와 싸울 일이 아니라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데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구글은 좋은 세계를 보다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로 새로운 에너지를 개발하고, 하이브리드 카를 개발하는 등 인류에게 필요하지만 중소기업이 할 수 없는 일들을 하고 인도와 동아시아에 물, 위생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임관수 논설위원.
방글라데시의 모하메드 유니스는 미소금융자금을 지원해서 수백만명을 빈곤에서 구해 2006년 노벨상을 탔다. 여기에는 그라민 그룹의 후원이 있었다.

그라민 그룹은 백내장을 수술해주는 안과병원을 만들어 이익이 나오는 만큼 체인점을 내고 해마다 더 싸게 수술을 해주고 있다. 선진국, 후진국 기업들이 다 사회적 책임을 하는데 왜 우리는 못하는가? 아니, 왜 국민의 공감을 얻지 못하고 정부와 국민이 좌향좌로 가게 하는가?

사실 기업의 사회적 참여는 사업성공 전략의 부분이다. 그것은 고용자들이 만족하여 이직률을 낮추며, 소비자에게 브랜드의 매력을 증가시켜 생산품의 사회적, 환경적 신임에 주의를 기울이는 소비자들이 구매하도록 해주기 때문이다. 국민을 감동시키는 사회적 기업과 기업인을 보고싶다.

MBS논설위원 임관수 충청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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