을지대학병원 외과 김창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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을지대학병원 외과 김창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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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0.10.31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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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질, 찬바람 불면 더 심해져요
항문에 혹 나오는 치핵 추울수록 심해져
부끄럽다 생각말고 조기진단 받는 것이 중요
좌욕과 규칙적 운동으로 치질 예방해야

주부 김모씨(53)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비밀이 있다. 바로 셋째 아이를 임신하면서부터 생겼던 치질. 처음엔 변을 볼 때 피가 섞여 나왔지만 통증이 없는데다 진료받기가 부끄러워 약국에서 연고를 사서 사용했다. 약을 쓸 때마다 조금 나아지는가 싶었던 치질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듯 싶더니 최근에는 항상 항문 밖으로 덩어리가 돌출되어 있어 걸을 때도 앉을 때도 통증을 느낀다.

치질은 더러워서 생긴 병이라는 오해와 항문에 생긴 병이라는 부끄러움에 치료를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치질환자의 일부는 일상생활을 하기 힘들 정도로 고통을 겪고 있으면서도 주변에 말을 꺼내지 못해 치료시기를 놓쳐 더 큰 병을 만드는 일도 종종 있다. 전 국민의 60~70%가 앓고 있을 것이라 추정되며 찬바람이 불면 모세혈관의 수축으로 증상이 더 심해지기도 한다는 치질에 대해 을지대학병원 외과 김창남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보자.

치질환자의 70% 치핵, 날씨에 민감해
항문의 대표적인 3대 질환은 치핵, 치루, 치열이다. 이를 통틀어 치질이라고 부르는데 우리가 보통 치질이라고 부르는 것은 이 중 치핵을 말하는 경우가 많다.

항문은 소화기관의 마지막 출구로 변을 피부손상 없이 내보내기 위해 혈관덩어리로 된 큰 쿠션 3개와 작은 쿠션들로 이루어져 있다. 치핵은 이 쿠션이 손상된 피부로 밀려나와 부풀어오르는 현상이다. 찬 곳에 오래 앉아 있어 정맥혈관이 뭉치거나, 화장실에 오래 앉아 힘을 주는 압력에 의해, 술 또는 혈관의 노화 등의 원인으로 인해 피부의 손상이 오고 부풀어 오르는 것이다.

때문에 젊은층보다는 중장년층에서 많이 나타나는 병이다. 치핵은 일명 암치질과 수치질로 불리기도 한다. 이것은 위치에 따라 다른 것으로 항문의 치상선(직장의 점막과 항문피부가 만나는 곳) 안쪽에 발생한 것이 내치핵(암치질), 치상선 밖에 생긴 것이 외치핵(수치질)이라 한다. 실제로 전체 환자의 비율 중에는 내치핵이 20%, 외치핵이 10%를 차지하고 내치핵과 외치핵이 복합되어 있는 혼합치핵이 70%를 차지한다.

치핵은 그 증상에 따라 4기로 나뉜다. 1기는 치핵이 항문 안에서만 돌출이 되어 변을 볼 때 어쩌다 한 번씩 피가 화장지에 묻거나 변에 묻어 나오는 경우를 말한다. 2기는 변을 볼 때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왔다가 배변이 끝나면 저절로 들어가는 경우다.

3기는 배변시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 손으로 밀어 넣어야 들어가는 경우다. 4기는 배변 후에도 밖으로 나온 치핵이 손으로 밀어넣어도 들어가지 않는 경우다. 증상이 심하지 않은 1기와 2기의 경우 주사제나 환상고무결찰술 등으로 수술 없이 치료가 가능하지만 치핵덩어리가 크고 배변 후 밀어넣어야 하는 3기 이상의 경우는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치핵은 날씨의 영향에 가장 민감하기도 하다. 찬바람이 불면 급증하는 치질환자는 대체로 치핵환자들이다. 치핵은 항문의 혈관에 생기는 질병의 일종인데 기온이 낮아지면 모세혈관이 수축되면서 혈액순환이 부족해지기 때문이다. 또한 몸을 움츠리기 쉬워 운동량이 적어지는 것도 중요한 원인이다.

치핵이 심해지면 되면 출혈과 통증 등으로 인해 일상생활이 불가능하게 되고 수술을 통해서만 치료가 가능하므로 식생활과 좌욕을 통해 치핵을 예방하고 조기에 진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악성 암 유발할 수 있는 치루, 조기 치료 중요
치질의 70%를 차지하는 치핵과 달리 치루와 치열은 그 관심이 상대적으로 적다. 치루는 항문점막의 미세한 점액분비샘에 균이 침범해 그 염증으로 농양이 생기고 나중에는 항문 안과 밖을 연결하는 통로를 만드는 병으로 항문주위로 고름이 나오며 항문 주위의 불편함을 유발한다.

평소에 치루 증상을 느끼지 못한 환자도 과로나 과음, 심한 설사를 한 후에 염증이 생겨 항문이 아프다가 곪아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있다. 오래 두면 항문 주위에 개미굴처럼 복잡한 길이 뚫려 치료하기 어려워지므로 초기에 고름이 나오는 치루관을 절개 또는 절제하는 수술을 통해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치루의 경우 오래 방치할 경우 치루암으로도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조기 치료가 중요하다 할 수 있겠다.

치열은 딱딱한 변이나 심한 설사로 인해 배변시 항문입구가 찢어지는 현상을 말한다. 배변 시 나타나는 찌르는 듯한 통증이 특징적이며 배변 후 휴지로 닦을 때 피가 휴지나 변에 묻어 나오게 된다. 치열은 특히 남성보다 여성에게서 더욱 많이 나타난다.

급성과 만성으로 나누어볼 수 있는데 급성 치열의 경우 변비를 개선시키고 좌욕을 자주하는 생활의 노력만으로도 충분히 좋아지지만 만성화 된 치열은 항문 궤양으로 발전하게 되며 그대로 방치하면 항문주위 농양이나 치루 등의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 치열이 만성이 되는 이유는 항문 내 괄약근이 비정상적으로 지나치게 수축하여 발생하므로 이를 이완시키는 연고나 수술을 통해 치료를 하게 된다.

변비 예방하고 규칙적 운동으로 치질 예방해야
치질은 유전적 요소, 변비, 설사, 화장실에 오래 앉아 있는 습관, 섬유질 섭취가 적고 알코올 섭취가 많은 식생활, 과로, 임신 등의 원인으로 생기는 질병이다. 유전적 요소도 있지만 대부분이 생활습관과 관련이 있는 질병이니만큼 생활 속에서의 예방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병이라 하겠다.

김창남 교수(을지대학병원. 외과)
을지대학병원 외과 김창남 교수는 “치질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제일 먼저 생활 속에서 대장항문에 관한 생활수칙을 잘 지켜 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대장 항문에 관한 생활수칙은 치질을 예방하는 데도, 치질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도 무엇보다도 중요한 수칙이라는 것이다.

우선 충분한 수분섭취와 섬유질이 많은 채소류 등의 음식을 섭취해 변비를 예방하는 것이 좋다. 또한 변의를 참는 것은 변비의 원인이 되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또한 배변시 신문이나 잡지를 읽거나 10분 이상 앉아있는 경우가 있는데 변기에 오래 앉아있을 경우 복압이 상승하여 치질의 성장속도가 빨라지므로 삼가야 한다. 또한 평소 맵고 짠 음식과 자극적인 음식을 피하고 술을 줄이는 것이 좋다.

규칙적인 운동도 체력을 기르고 스트레스를 해소하여 치질을 예방하는 데 좋지만 골프, 유도 등의 운동은 하체에 힘을 주어 치질을 악화시킬 수 있으므로 치질환자는 피하는 것이 좋다.

또한 기온이 낮아지는 계절이 오면 치핵환자의 경우 증상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항문혈관의 혈액순환을 위해 하루 두세차례 좌욕을 하고, 한 자세로 오래 앉아있지 앉는 것이 좋다. 앉아서 일하는 사람은 수시로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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