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영구 건강칼럼] 선생님과 연대(因緣) 가 맞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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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구 건강칼럼] 선생님과 연대(因緣) 가 맞아서.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0.10.02 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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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도말 공주도립병원에 1년간 근무한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 내과 전문의가 충청도에 10여명 있을 정도였으며 이런 시골에는 일반의사도 몇 분 없을 뿐 소위 돌팔이(병원 조수출신)가 원장이라고 판치던 시대였습니다.

의료보험도 없었고 오늘과 같은 CT. MRI 등 의료시설이 없어 의사의 실력으로 진단하고 판단하든 시대였습니다.

한 여름 퇴근하려고 병원 문을 나서는데  백발이 하얀 노인이 손수레에 부인 할머니를 태우고 병원 문을 들어서는 모습이 아무래도 중환자인 것 같아 발길을 되돌려 이유를 물으니 할머니가 온 몸이 부어 살수가 없어 마지막으로 원이나 없게 큰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왔다는 것 이였습니다.

진찰을 해 보아도 부종의 원인을 찾지 못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여러 가지 검사를 하여 찾기가 용의 하겠으나 앞서 말 한대로 의료시설이 제대로 갖추지 못한 시골 병원이라서....

몸이 붓(부종)는 경우는 대개 콩팥, 심장이 안 좋을 때. 또 영양 부족. 암이나 간 질환의 말기, 갑상선 기능저하 때 나타나는 증세인데. 이 할머니는 이런 병에 해당이 없는 것 같았습니다.

당시 대전에는 전에 내가 근무하던 충남의대 전신인 충남의료원이 있었습니다. 이 병원에 Dr보게라는 놀웨이 전문의에게 전화로 이 환자를 컨설트(의뢰)해 보았지만 역시 그 의사도 시원한 답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입원 시키고 부기가 빠지는 이뇨제와 비타민만 주었는데, 1주일 만에 그렇게 심한 부종이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물론 치료하는 나도 기뻤지만 그 할아버지는 감격하여 내가 병실 회진할 때 마다 내 까운 자락을 붙잡고 “의사선생님과 환자가 운대가 맞아서” 이렇게 좋아졌다고 매일 같이 인사를 하였습니다.

처음에 나는 이 할아버지가 말한 운대가 무슨 뜻인지  운대가 맞아서 좋아 졌다는 뜻을 이해하지 못하고 의사의 노고는 치아하지 않고 운(運)으로 회복 되었다는 것에 서운한 감정도 없지 않았습니다.

그 후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 할아버지가 말하는 운대란 것이 재미있다는 생각을 하면서 여하튼 나에게 진료를 받는 모든 환자는 나와 운대가 맞아서 모두가 병이 잘 낫기를 마음속으로 기도하면서 열심히 진료를 했습니다.

나를 찾는 환자가 나에게 치료받고 호전되었다면 의사로서 큰 영광이요 보람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게 생각하고 진료한 덕분인지  그 도립 병원에서 근무하는 동안 그야 말로 나를 찾는 환자들은 운대가 맞아서 요즘말로  뜨는 의사가 되어 행복한 생활을 하다가 1년만에 다시 원대 복귀한 적이 있었습니다.

한번은 그 지역 극장사장의 따님이 초등학교 교사인데 중병이 들어 친정에서 치료를 받던 중 점점 심해지자 소문을 듣고 나에게 진료를 청하게 되었습니다.

그 환자의 척추에서 척추액을 뽑아 검사를 해보니 뇌막염이었습니다, 물론 이런 진단은 그 당시 그 지역에서는 진찰할 수 있는 의사는 없었습니다.

그 당시만 해도 뇌막염으로 사망 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었습니다. 입원 시켜 정성으로 치료 한 결과 후유증 없이 완쾌되어 퇴원했습니다.

그 결과로 그 지역에서는 더 유명해지고 극장 프로가 바뀔 때 마다 무료입장권 2장과 콜라 2병씩을 보내 주던 일들이 지금도 선합니다. 그렇습니다. 운대가 무엇입니까 결국  인간들과의 인연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요? 인연은 사람들 사이에 맺어지는 관계일 것입니다.

만약 그 여선생이 나를 만나는 인연이 없었더라면 불행을 당했을지도 모릅니다.

▲ 조영구 내과원장.
사람이 일생을 살아가는 동안 운대(인연)가 맞아서 성공하는 사람과, 불행을 당하는 사람이 많이 있습니다.인연(운대)이 누구에 의하여 결정된다고 생각 하시는지요.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전생에 인연이 있어서. 기독교에서의 모든 인연은 하나님의 뜻 이라고 합니다.

나는 그 이후부터 나의 삶에 주어지는 인연이 환자. 부인, 자식, 친구, 이웃 그 누구이든 좋은 인연으로 끝낼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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