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직원 기지로 고객예금 지켜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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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직원 기지로 고객예금 지켜냈다
  • 강현준 기자
  • 승인 2010.05.19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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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사기 쪽지로 안내 --- 거래취소 버튼 눌러서 피해 예방
▲ 사진 왼쪽이 경비원 김숭희씨, 오른쪽이 이난희 영업팀장.
우체국직원이 아직도 기승을 부리고 있는 보이스피싱 사기를 잇달아 신속한 대응으로 막아내고 있다.

충청체신청(청장 이상진)은 연기우체국 직원의 기지와 현명한 대처로 지역주민이 소중히 모은 450만 원을 지켰다고 19일 밝혔다.

연기우체국에 따르면 17일 오전 10시경 경비원 김숭희씨(40세)는 365자동화기기 앞에서 최모씨(51세, 여)가 누군가와 전화통화를 하면서 계좌이체를 하려는 것을 보고 이상한 낌새를 감지해 바로 영업팀장에게 눈치를 보냈다.

이난희 영업팀장(40세)은 즉시 뛰어 나가 확인했고 통화내용으로 보아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했다. 그 순간에도 최모씨는 계속 이체를 시도하려던 중이었다.

이에 영업팀장은 기지를 발휘해 쪽지로 “전화사기인 것 같다. 다시 전화한다고 하고 전화를 끊으세요.”라는 내용을 보여주면서 이체를 막으려 노력했다.

그러나 최모씨는 직원의 설득에도 불구하고 한사코 아니라고만 하며 계속 이체하려하자, 보다 못한 영업팀장이 억지로 거래취소 버튼을 누르고 고객의 핸드폰을 끊게 했다.

최씨가 핸드폰을 끊은 후, 영업팀장은 “혹시 개인정보 유출을 막아준다는 전화를 받고 이체 하려는 것 아니냐”라고 묻자, 그제야 깜짝 놀라며 “자신이 비슷한 전화를 받은 사실을 어떻게 아냐”며, 보이스피싱 전화를 받은 사실을 털어놨다.

최씨에 따르면 17일 아침, 국민카드에서 168만 원이 인출되었으니 금융감독위원회에 신고해 개인정보유출을 막아주겠다는 전화를 받았고, 잠시 후 금융감독위원회를 사칭하는 전화가 걸려와 사기를 빨리 막아야 한다며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거래은행과 예금 잔액을 물어 순순히 우체국에 450만 원이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러자 사기범은 예금보호를 해주겠다며 전화를 끊지 말고 자동화기기 앞으로 가서 직원이나 아무도 모르게 불러주는 계좌에 예금을 이체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최씨는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 전화를 내가 받고 당할 줄 몰랐다”며, “자기 일처럼 신속하고 적극적으로 막아준 우체국 직원이 아니었으면 소중한 재산을 날릴 뻔했다, 직원들에게 정말 고맙다”며 떨리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상진 충청체신청장은 “최근 전화금융사기는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긴박한 상황을 조성해놓고, 우체국 직원 등 주위사람들에게 절대 알리지 말라고 강요하는 등의 공통점이 있다”라며 “피해예방을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불안해 하지 말고 우체국에 상담해 줄 것”을 당부했다. /강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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