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많은 소주 숙취해소와 관련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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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많은 소주 숙취해소와 관련 없다"
  • 강현준 기자
  • 승인 2010.05.18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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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대 여인형 교수, '일찍깬다 주장 논문'은 과학적으로 어불성설

지난 13일 그 동안 산소 소주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해 온 여인형 교수(동국대 화학과)가 산소를 많이 포함하고 있는 소주가 기존 소주보다 술이 빨리 깬다는 광고의 과학적 근거에 대한 최신 논문에 대해서 인터뷰한 내용이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여 교수는 최근 국제학술지라는 ACER(Alcoholism Clinical & Experimental Research) 2010년 5월호에 게재된 충남대 권광일 교수팀의 연구논문 'Influence of Dissolved Oxygen Concentration on the Pharmacokinetics of Alcohol in Humans'이 논란 거리를 제공할 수 있는 논문이며, 더구나 논문이 제시하는 자료가 과학적으로 수용하기 매우 힘든 결과라는 것이다.

논문은 산소 소주(산소 농도20 ppm) 240 mL를 마시고 난 후에 사람들의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평균시간: 237분) 이 보통 소주(산소 농도 8 ppm)를 마신 후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이 될 때까지 걸리는 시간(평균시간: 257분)보다 20분이 빠르다는 결과를 포함하고 있다.

30명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를 근거로 산소 소주를 마실 경우에 평균적으로 20분 빨리 깬다는 것으로 해석을 하고 있다.

논문은 또한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으로 떨어지는 데 걸리는 평균시간에 대한 각각의 표준 편차가 약 42분이라는 결과도 표에 제시하고 있다.

그런데 논문에서 제시하고 있는 평균과 표준편차를 이용하여 통계 계산(t-test)을 해 보면 ‘두 종류의 소주를 마신 후 혈중 알코올 농도가 0이 되기 까지 걸리는 평균 시간은 95% 신뢰수준에서 다르지 않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한다.

다시 말해서 실험 평균 값의 차이(20분)에 비해서 표준편차(약42분)가 크기 때문에 20분 차이는 ‘차이가 없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과학적으로 타당하다는 견해를 밝히고 있다.

여 교수는 산소 소주(산소농도 20ppm, 240ml 소주)에 포함된 산소의 양은 술 깨는데 필요한 약 4시간 동안에 휴식을 취하는 성인에 필요한 산소 양의 10만분의 1(1/100,000)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고 계산 결과를 보여 주었다.

다시 말해서 산소 소주에 포함된 산소의 양이라는 것은 성인이 몇 번 호흡을 하면 몸으로 들어올 수 있는 산소의 양과 유사하므로 그야말로 새발의 피(조족지혈(鳥足之血))도 안 되는 양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정도의 산소를 주입한 소주를 마시고 나면 20분 먼저 깬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사리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우리 몸에 필요한 산소는 호흡을 통해서 허파로 들어오고, 허파에 있는 수많은 모세혈관에서 이산화탄소와 교환된 후에 헤모글로빈에 실려서 몸 속으로 운반된다는 것은 이미 배워서 알고 있다.

그런데 산소 소주에 포함된 산소가 위(胃)에서 흡수되어 혈액 속으로 운반된다는 말은 정도를 벗어난 것이라고 한다.

또한 소주를 마시게 되면 체온으로 인해서 소주의 온도가 올라가게 되고, 따라서 소주에 녹아 있던 산소 조차도 녹아 있지 못하고 쉽게 빠져 나올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왜냐하면 산소 역시 다른 기체와 마찬가지로 온도가 높거나 압력이 낮으면 물에 잘 녹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소주의 유통기간 동안 저온 상태를 유지하지 못하고, 병이 완전히 밀봉이 되어 있지 못하면 산소 소주에 포함된 초기의 산소 농도가 그대로 유지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만약에 소주를 마시면서 ‘술이 빨리 깰 수 있다’라고 자기 최면을 건다면 실제로 위약 효과(placebo effect)를 충분히 볼 수 있는 사람들도 있을 수 있다고 하였다.

위약 효과란 환자에게 위약(僞藥), 곧 가짜 약을 주어도 진짜 약을 먹은 것처럼 병이 낫는 경우를 말한다.

‘(술이) 깨다’라는 말은 ‘사랑하다’와 마찬가지로 수치로 드러낼 수 없는 매우 주관적인 상태를 말한다.

사람마다 술을 분해하는 능력은 물론 술자리에서 선호하는 음식(술 깨는데 도움이 되는 음식 혹은 술 깨는데 방해를 하는 음식)도 다르다는 것까지 생각해 보면 술이 얼마나 빨리 깨는가? 라는 의문을 객관화된 척도로 비교하는 일이 과학적으로 무슨 의미가 있는 일인지 반문해 보고 싶다고 하였다.

결국 “산소 소주를 마시면 20분 일찍 깬다”라는 광고는 사람들의 감성과 심리를 이용한 것이며, 과학적 사실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였다.

한편, 언론사 일각에서는 지난해 2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부당표시광고로 시정명령을 받아 광고를 중단하였던 선양이 최근에 신문광고, 포스터 등 홍보를 재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치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강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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