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위원 선거 공약을 보는 교육 유권자의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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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위원 선거 공약을 보는 교육 유권자의 마음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0.04.25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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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소 교사였을 때, 그들의 행동을 평가하라-
▲ 우일제(대전 구봉고 수석교사)
선거철이 다가왔다. 거리 곳곳에 대형 사진 현수막이 갈 길을 서성이게 한다. 진지한 모습이거나 웃는 모습이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다정다감한 모습이 맞을게다. 모두 내가 적임자라고 공약(公約)을 약속한다. 가장 깨끗하게 살아온 사람, 약속을 지키는 사람, 교육철학이 확실한 사람, 교육행정의 달인, 미래 비젼이 있는 사람 등등 온갖 좋은 말은 다 쏟아 놓는다.

하나도 그르지 않다. 일반 정치인들이야 공약(空約)이 많아 아예 냉소적인 시선이 있다지만 우리 교육위원을 뽑는 선거는 그 색깔이 달라야 한다.

교육위원은 교육과 학문 및 예술 분야의 사무를 심사하고 의결하는 심의ㆍ의결기관으로, 조례를 만들기도 하고, 예산을 잘 썼는지를 심사하고 의결하기 때문에 지방의회 의원의 선출 못지않게 중요하다. 그만큼 일 하기에 따라 그 역할이 막중하다. 퇴임하고 마땅히 할 것이 없어 출마하는 것이 아니다.

더구나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고, 여러 가지 대우를 받을 수 있어서 출마하는 것은 결코 아닐 것이다. 그동안 아쉬웠던, 교육에 대한 봉사를 하고 싶어서 그 열정을 마지막 불태울 수 있는 곳이 여기이기에 출마한 것이라고 보면 어떨까? 그런데 묘하게도 출마자 대개가 과거에 교장이나 교육장이나 또는 교수직이라는 교육계에 막중한 자리에 있던 사람이다.

때로는 교사들 위에 군림하였거나 봉사했던 사람들이다. 아름답고 따스한 마음으로 교사들의 뇌리 속에 기억되는 분도 있을 것이고, 그 정반대의 분들도 있을 것이다. 강자(强者)한테는 한없는 약자(弱子)가 되고, 약자(弱子)한테는 무한한 강자(强者)가 되는 그러한 해바라기성 얼굴을 가진 사람도 있을 것이다.

늘 양지만 쫒아 다니던 사람, 출세를 위해서라면 어떠한 짓도 서슴지 않는 분들이 또 한 번의 안락을 위하여 변신을 시도한다면 우리는 분명히 외면할 것이다. 늘 보이지 않은 곳에서 학생을 위하여 밤낮없이 열성을 다하며 교사로 퇴직한 선생님들도 많다. 같은 날, 한 학교에서 교장선생님과 평교사가 퇴임식을 했던 일이 생각난다.

그 강당에는 무명교사의 제자들이 만장을 이루어 가슴 뭉클한 행사가 진행된 일이며, 동료교사에게 짐이 된다고 한사코 퇴임식을 하지 않고 손을 흔들며 교정을 떠났던 교장 선생님 이야기가 아직도 우리 교육마당에 회자(膾炙)되고 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긴다지만, 우리 교육자는 퇴직 후에 그가 어떻게 살아왔는가의 스토리를 남겨야 한다. 요사이는 학생들에게 대학을 가기 위해 스펙을 쌓으라고 권장한다. 그 스펙은 스토리가 있어야 감동을 준다. 교육위원에 출마하는 사람들의 감동 있는 스토리를 듣고 싶다.

그가 몸 담고 있던 교사 시절의 참모습을 그려본다면 유권자의 마음은 결정될 수 있다. 그런데 교육가족들만 유권자가 아니기 때문에 문제가 된다. 거리마다 걸려 있는 현수막의 화려한 경력과 공약만을 믿는 시민들의 선택이 큰 변수이기 때문이다.

행정의 달인이나 과거의 화려한 교육 경력을 내세우는 것만이 최고는 아니다. 그러한 위치에 가기까지 그 사람의 교육관과 살아온 삶의 모습이 어떠하였으며 어떻게 학생과 동료교사에게 평가를 받았는가 살펴 보아야 한다. 또한 그러한 자리에 있었을 때의 교육행적과 처신을 눈여겨 보라.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라는 공자님의 평범한 진리를 다시 한 번 새겨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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