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의 어제와 오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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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9의 어제와 오늘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0.04.24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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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희 칼럼니스트.

4.19혁명 50주년이다. 돌이켜보면 4월 혁명은 당시 자유당 정권의 독재에 항거하여 일어난 학생들의 애국심에서 시작되었다.

1960년 3월 15일에 실시된 정부통령 선거에서 이승만과 자유당 정권은 12년간 지속된 장기집권 체제를 연장하고 이기붕을 부통령으로 당선시키기 위하여 대규모 부정행위를 저질렀다.

야당후보들이 유세를 하면서 자유당 정부의 부정이 폭로되었다. 특히 고등학교 학생들이 독재를 타도하고 민주주의를 쟁취하려는 운동이 벌어졌다. 제일 먼저 대구에서 2월 28일에 데모가 시작되었다.

그날은 일요일임에도 불구하고 야당의 유세장에 학생들이 가지 못하도록 등교를 시켰다. 이에 반발하여 데모가 시작되었다. 아무튼 대구에서 시위의 불을 붓인 셈이다.

이어서 대전에서 3월 8일에 야당후보의 유세가 있었다. 물론 학교와 당국에서 교내사찰을 하는 등 시위를 차단하려고 온갖 방법을 동원하였다. 그러나 대전고등학교 학생들이 유세장인 공설운동장으로 가기 위해서 대열을 갖추고 교문을 출발했지만 유세장에 도달하기 전에 무장경찰에 의하여 저지당했음은 물론 체포되어 경찰서로 끌려가기도 했고 쫓겨서 도망가는 중에 다친 학생들도 많았다.

이것을 ‘3.8의거’라 한다. 이 소식을 들은 대전시내의 대부분 고등학교가 시위를 시도했지만 경찰당국의 적극적인 저지로 무산되었다. 그러나 3월 15일에 실시된 선거에서 부정선거가 밝혀짐에 따라 마산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고 급기야 전국적인 시위가 계속되었다.

결국 4월 19일에 대학생들과 시민들이 가담하면서 시위는 절정에 달했고 4월 25일에 이승만 대통령이 하야성명을 발표하면서 민주화 운동은 막을 내린 셈이다. 그간에 185명이 유명을 달리 하였고 그 영혼들은 지금 수유리 묘역에 잠들어 있다.

이 사건을 ‘4.19 혁명’이라 한다. 혁명에 성공을 거두었으나 혁명의 주체들은 학원으로 돌아가 학업에 매진했을 뿐 정권을 창출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부정부패를 추방하고 민주주의를 찾으려는 학생들은 명분만 남겨졌을 뿐 정권은 기성정치인들에게 넘겨졌고 새롭게 맞이한 민주주의라는 구호아래 사회는 혼란의 연속이었다. 이와 같은 혼란 속에서 1961년에 5.16군사혁명이 일어나 군부가 정권을 장악하면서 또다시 군사독재와 강압은 계속되었다.

이에 대항하여 학생들은 저항하였고 역사는 민주주의를 회복하는 시기를 맞이하였다. 그러나 진정으로 민주주의를 주장해 온 4.19 당시의 염원은 감추어진 채로 잊혀져가고 있다. 일제치하에서 있었던 6.10만세운동이나 3.1독립만세 운동과 광주학생 운동이 독립을 쟁취하려는 민족적 자각에서 일어난 것이라면 4.19는 해방된 조국에서 민주주의를 되찾으려는 학생운동이다.

3.1독립만세 운동을 ‘3.1절’로 경축하고 있는 것처럼 ‘4.19혁명’도 마땅히 기념일로 정하여 민주주의 정신을 계승하는 계기로 승화시켜야 하리라 본다. 4.19날에 수유리 묘역에서 국가보훈처가 주관하는 행사로는 너무 빈약하다. 적어도 모든 학교에서 4.19를 기념하는 행사가 있어야 함은 물론 4.19정신을 일깨우는 학생운동은 계속되어야 한다.

오늘의 학생들은 4.19의 높은 희생을 모르고 있다. 과거에 선배들이 부정부패를 추방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찾으려고 꽃피우지 못한 영혼을 바쳐가면서 희생한 뜻조차 모르고 있다. 이것은 4.19당시의 주역들에게 책임이 있겠지만 정부의 관심과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어떻게 얻은 민주주의인지 되새기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일제치하에서 그리고 6.25의 공산치하에서 자유를 빼앗긴 경험을 한 우리들은 자유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체험하지 않았는가. 이제라도 늦지 않았다. 4.19혁명 50주년을 맞이해서 인간의 삶의 기본인 자유와 민주주의가 짓밟혀서는 안 된다는 당위성을 알려줘야 한다.

지금도 우리의 자유를 빼앗으려는 집단이 존재하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남북이 이념을 달리하고 있는데 자유와 민주주의가 위협받고 있음을 자각해야 하지 않겠는가.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하여 국가 안보에도 경계를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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