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국장이 지역주민 전화사기 온 몸으로 막아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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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체국장이 지역주민 전화사기 온 몸으로 막아 '화제'
  • 강현준 기자
  • 승인 2010.03.17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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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천 봉양우체국 장용철국장, 보이스피싱 낚인 고객 설득

▲ 제천 봉양우체국 장용철 국장
충북 제천의 한 우체국장이 전화금융사기를 당할 뻔한 지역주민의 거래를 취소시키고 휴대폰을 빼앗아 끈질긴 설득으로 피해를 막아내 화제가 되고 있다.

16일 충청체신청에 따르면 지난 15일 봉양우체국에서 경찰과 금융감독원을 사칭하는 보이스피싱 수법에 속아 송금하려던 것을 설득, 고객의 돈 4백여만원이 전화사기범에게 넘어가는 것을 막아냈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12시50분경 오모씨(51세)는 봉양우체국 현금서비스 코너에 들어왔다. 때마침 오모씨가 핸드폰 통화를 하면서 자동화기기를 조작하는 것을 보고 보이스피싱임을 직감한 직원 김연준이 국장에게 알렸고, 장용철 국장은 재빨리 오씨에게 달려가 이체 확인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취소시켰다.

장 국장은 보이스피싱임을 안내하고 설득했지만, 직원들의 돌출행동에 놀란 오씨는 “왜 남의 일에 간섭이냐?”고 화를 내면서 다시 자동화기기로 이체를 시도했다.

막무가내인 고객의 피해를 우선 막기 위해 재차 거래를 취소시켰고 계속 통화를 하고 있던 전화사기범이 오씨를 밖으로 나오도록 유도시키자, 국장은 궁여지책으로 오씨의 핸드폰을 빼앗아 사무실로 들어갔다.

빼앗긴 핸드폰을 찾기 위해 사무실로 들어 온 오씨에게 “조금 있다 이체를 해도 된다”고 일단 설득 한 후, 걸려온 전화를 확인해보게 하고, 보이스피싱 수법을 설명하자, 오씨의 완강한 태도도 수그러졌다.


이날 금융감독원과 경찰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용의자는 “다른 은행계좌의 돈이 빠져나갔으니 우체국 계좌의 돈을 안전한 곳으로 이체하라”고 오씨를 속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막무가내로 우체국직원을 믿지 못하던 오씨도 피해를 막아준 봉양우체국 직원에게 고마워했다.

김준영 금융검사팀장은 “요즘 들어 전화요금연체 등 다양한 수법의 전화사기피해를 우체국에서 연달아 막아내고 있다”고 말하고 “국가기관으로서 지역 주민에게 가장 친근한 우체국을 믿지 말라는 것 자체가 전화사기이며, 이런 경우 불안해하지 말고 우체국에 직접 찾아와 상담하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강현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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