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기다리는 해시亥時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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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기다리는 해시亥時까지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0.02.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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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용복
내가 너를 기다리는 亥時까지
많은 사람들이 지나간다.

우산 받쳐 들고 종종걸음으로 걷는 사람이
어쩌면 너일 것이라고 가슴이 콩콩 뛴다.

수많은 날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세이브죤에서, 롯데 백화점으로, 다시 롯데 마트로.
해바라기처럼 나도 그렇게,
그렇게 똑 같이 기다리며 살았다.

그러는 동안
재앙도 더러 내렸고,
쓰나미 현상도 지나갔고,
나비 효과도 지나갔다.
그런데 용케도 살아남아 이제껏 생존하고 있는 것이다.
아니, 살아 있는 게 아니라, 오히려 더 강한 생명력으로 용솟음쳐 그에게
다가가고 있는 것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때론 하늘에서 비도 내렸고,
어떤 날은 오늘처럼 우박도 내렸다.

그런데도 나는
좀처럼 오지 않는 너를 만나러 달려갔던 것이다.
탄방역으로, 지족역으로.
10Km보다도 더 먼 길을 KTX를 몰고 달리면서 난 알게 된다.
그것이 사랑의 쓰나미라는 것을.
내가 달려가는 이 순간에도
너는 나보다 더 빠른 걸음으로 나에게 달려오고 있다는 것을.

너를 기다리는 亥時.
너는 나에게 수없이 달려오고
나는 너에게 수없이 달려가는 것이다.

*해시(亥時): 하루의 끝 시간(오후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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