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은 손맛이다.
상태바
와인은 손맛이다.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0.01.28 10:3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왕도열 에꼴뒤뱅 원장
와인을 접하는 이들이 와인에 대하여 의문을 갖는 많은 부분들 가운데 같은 지역, 같은 연도, 같은 생산자에 의해 만들어진 와인의 맛이 많이 다른 것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한다.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서는 와인에 다양성을 부여하는 요소들에 대하여 설명을 해야 한다. 포도의 특성, 와인 양조 과정과 숙성과정 그리고 만들어진 와인의 목적과 특징을 설명해야 한다.

포도 성분은 지역적 포도 재배환경에 따라 달라지며 포도 품종에 따라서도 달라진다. 이렇게 성분이 다른 포도즙을 알코올로 발효 시키는 과정과 사용되는 도구들에 의해서도 와인의 특성은 결정된다.

와인이 만들어 지는 과정은 포도즙이 포함하고 있는 당분을 효모(이스트)가 알코올과 탄산으로 분리하는 과정 즉, 알코올 발효가 이루어지는 것을 말한다.

이 과정을 거쳐 포도즙은 와인이라 불리며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하는 것인데, 이때 발효를 하면서 오크통을 사용하는지 스테인레스 탱크를 사용하는지에 따라서 와인의 맛이 변화가 있게 된다.

그리고 와인을 양조함에 있어서 양조자의 기술과 경험의 차이에 있어서도 와인의 스타일과 맛, 향 등이 큰 차이를 보이게 된다.

양조하는 매 순간 양조자의 판단이 와인의 품질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기술이 좋은 양조자는 포도재배가 썩 잘 되지 않은 해에도 포도의 역량을 최대한 끌어내어 질 좋은 와인을 만드는 반면에 좋은 포도로 와인을 양조해도 품질이 썩 잘 나오지 못하는 양조자도 있게 마련이다.

양조자는 자신의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포도 수확기에 포도의 맛이나 당도 등을 측정해서 그해의 와인 양조 스타일을 결정하게 되고 양조자의 역량에 의해서 그해의 와인 품질이 결정되어진다.

같은 사람이 와인을 만들어도 해마다 와인의 맛이 달라지는 원인이다. 즉 집집마다 같은 배추와 양념으로 김치를 담아도 맛이 모두 다른 것과 같다. 간단하게 설명은 했으나 실제 와인을 만드는 과정은 많은 노력과 경험을 필요로 한다.

포도즙 을 수만 수십만 가지의 맛과 향을 가진 와인으로 만들어 내는 것은 생산자의 경험과 기술 그리고 와인에 대한 취향에 따라 만들어진다.

그러나 와인의 양조 과정은 여기서 끝나지 않고 와인의 다양한 변화는 이 시점에서 다시 시작되는데 숙성이 바로 그것인데 숙성은 발효에 의해서 만들어진 와인을 익히는 과정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편하다.

우리가 김장을 해서 어느 정도 시간동안 숙성을 시켜야지 잘 익어서 좋은 맛이 나는 것처럼 와인의 숙성도 김치처럼 맛이 들게 익히는 과정이다.

와인의 숙성은 오크(Oak;참나무)통에서 이루어지는데 오크통 안에서 와인의 화학적 성분들과 오크통의 성분들이 서로 어우러지며 화학적 변화를 겪게 되는데 와인은 이 숙성기간에 따라서 또는 어떤 오크통을 사용하는지 오크통의 크기에 의해서 맛의 변화가 다 다르게 나타난다.

발효가 와인의 유아기라면 숙성은 와인의 청소년기라고 볼 수 있겠다.

와인의 청소년기의 시작은 다양한 화학적 변화로 나타난다. 포도즙이 가지고 있던 색소며 산, 타닌, 안토시아닌 등의 성분들이 조화를 이루는 작업을 시작하게 된다.

포도즙의 여러 성분들은 각각의 성분에 따라 조화되지 못한 맛으로 나타나는데 너무 시거나, 떫거나, 하는 맛들이 균형을 이루어 가는 것이 이차적인 와인의 양조 과정이며 이러한 과정은 적게는 이삼개월에서 많게는 삼십개월 특이하게는 십년이란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와인은 부드럽고 향기로우며 단순하고 강한 맛에서 복합적이고 섬세한 맛으로 거듭나게 되는 것이다. 와인은 여기에서 그 변화를 멈추지 않고 살아있는 생명처럼 나이를 먹고 성장하다 노화하게 된다.

그래서 흔히 와인과 친구는 오래 될수록 좋다고 하는 데 친구는 오랜 친구가 좋지만 와인은 맛이 무르익어가다 상하기 때문에 적당한 시기에 소비하는 것이 좋다. 와인이 익어가고 생해가는 것들은 와인의 색과 향 맛에서 쉽게 알 수 있다. 와인이 만들어지는 시기에는 진한 보라, 또는 자주색을 띄게 된다.

그러나 와인이 잘 익어갈수록 붉은 빛을 띄게 되고 정점을 지나게 되면 주황색으로 변했다가 갈색으로 변하면 와인의 수명이 다해서 상한 와인이라 할 수 있다.

향은 풍성한 과일향을 띠는 어린 와인과 달리 숙성되면서 세분화된 다양한 향을 나타내게 되나 와인이 정점을 지나면서 부터는 향이 사라지게 된다. 맛에서는 처음에는 떫고 신맛이 주를 이루나 지간이 지남에 따라 부드럽고 조화로운 맛에서 산화가 지속되어 역한 신맛이 강해지게 된다.

이처럼 와인의 맛은 변화하고 진화되며 이러한 것들은 만드는 사람의 의도에 의하여 만들어지고 지속되기 때문에 와인의 중요한 부분 중에 재료의 중요한 부분도 있으나 그것을 빗어내는 사람의 손길 또한 중요하다하겠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