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보면 경영이 보인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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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면 경영이 보인다5
  • 이요섭
  • 승인 2009.06.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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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전설 미쓰이 그룹


미쓰이(三井), 미쓰비시(三菱), 야스다(安田), 스미토모(住友)는 일본의 사대재벌이었다.
그들은 막부시절부터 정경 유착에 성공하여 대 재벌이 되었다. 

일본 역사에는 당시 그들보다 더 큰 거부(巨富)들도 있었으나 호사스러운 생활로 가산을 탕진하고 관리와의 유착이 끊어지자 몰락의 길을 걷고 만 것을 볼 수 있다. 

4대 재벌들도 처음에는 정경유착을 통해서 막대한 재물을 모았지만 끊임없는 자기 개발과 재투자로 대를 이은 거부가 될 수 있었다. 나는 4대 재벌 중 미쓰코시백화점(三越百貨店)과 미쓰이은행(三井銀行)으로 유명한 미쓰이 그룹의 성공원인을 살펴보고 싶다.

미쓰이(三井)는 에도막부 시대 미쓰이 타카도시(三井高利)가 1673년 창업한 기업이다. 에치코야(越後屋)와 환전상을 하여 기초를 쌓은 다음, 메이지정부 초기 신정부의 정상(政商)으로 참여하여 번영을 누렸다. 

미쓰이가 대 그룹으로 성장하게 된 기초적 역할은 포목점 에치코야(越後屋)를 통해서이다. 당시 포목점의 판매 결재방식은 1년에 한두 번 일괄구매, 일괄결재 방식이었다. 에치코야(越後屋)는 이 방식을 과감하게 개선했다.

물건을 싸게 파는 대신에 현금결재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게다가 조금씩 잘라 팔기도 하고 수십 명의 재단사를 고용, 고객의 구미에 맞는 기모노를 만들어 주었다.

박리다매(薄利多賣) 형식에 소비자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당시로써는 획기적인 마케팅 기법을 도입한 것이다. 그 결과 그가 운영하던 조그만 포목점 에치코야(越後屋)는 늘 문전성시를 이루었다. 그는 가게를 늘리고 분점을 내어 차근차근 세력을 확장했다.

기업의 흥망성쇠는 Manpower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재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냐에 달려있는 것이다. 미쓰이는 획기적인 인력관리를 하여 유능하고 충성스러운 일꾼들을 확보했다.

당시 일반 포목점에서 근무하는 점원들은 뎃치(手稚 잔 심부름을 하며 가게 일을 배우는 단계)로 입사, 5년에서 10년 동안 무급(無給)으로 일하다가 인정을 받으면 다음 단계인 데타이(手代 중간관리자, 약간의 급여가 있음)가 된다. 데타이가 된 뒤 다시 5,6년 착실하게 경력을 쌓으면 반토오(番頭 최고 관리자)가 되는 구조였다.

에치코야(越後屋)는 기존의 3단계 승진 방식을 15개 단계로 세분화시켰다. 연공에 따라 자동으로 승진하던 체계를 과감하게 뜯어고쳐서 능력+경력에 따라 자주 승진할 수 있도록 했다. 동기부여를 제공함으로써 성취욕을 고취시킨 것이다.

인간은 인정을 받기 위해서 살아가는 존재물이다. 어린아이는 부모와 스승의 인정을 받기 위해서 노력한다. 성인은 직장 상사나 아내, 아이들로부터 인정받기를 원한다.

에치코야(越後屋)의 시스템은 시하이(支配 지배인)의 신분까지 점포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다. 다음 단계인 츠킨시하이(通勤支配 통근 지배인)가 되면 자기 집에서 출퇴근을 할 수 있었다. 능력에 따라서는 독립의 기쁨을 누릴 수도 있었다. 주인으로부터 장사 밑천을 융자받아서 에치코야(越後屋) 분점을 낼 수가 있었던 것이다.

분점은 본점으로부터 에치코야(越後屋)가 적힌 노렌(暖簾 상점 출입구에 천으로 만들어 상호가 적혀있는 발과 같은 것, 일종의 간판)을 받을 수 있었다. 당대 최고의 포목점 에치고야(越後屋)가 적혀있는 노렌은 가히 최고의 브랜드였다. 그 가치를 생각하면 이미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었다.

이처럼 동기부여가 확실하고 독립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확실한 시스템이 있었기에 점원들은 희망을 품고 죽을 힘을 다해 일을 했다. 다음은 현재까지 미쯔이가에서 면면히 내려오고 있는 점훈(店訓)이다.

a. 근검절약은 집안을 부유하게 하고 사치는 몸을 망치는 원인이 된다.
b. 결혼, 빚, 보증에 대해서는 모든 일족과 상의하여 결정하라.
c. 매년 수입의 일부를 적립하여 일족에게 분배하라.
d. 일족의 구성원은 일생 동안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안 되며 누구든지 한가롭게 지낼 수 없다.
e. 본점에서는 지점의 회계를 자주 감사하고 돈의 수지가 문란하지 않도록 하라.
f. 장사를 번영케 하는 것은 우수한 인물을 쓰는 것이다. 젊고 우수한 인물을 선별하여 쓰도 록 하라.
g.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 가업과 연관이 없는 쓸데없는 것에는 결코 손대지 말라.
h. 일족의 자식들은 누구든 데타이(사환)부터 수업을 시작해야 한다. 특혜는 없다.
i. 결단력이 중요하다. 옳다 싶은 것은 과감하게 결단하고 추진하라.
j. 일족 중에서 부정한 자가 있으면 공동 상의해서 처벌하라.
k. 선조를 공경하고 왕과 나라를 존경하여 신하, 자손으로서의 본분을 다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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