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태극기 흔든 ‘8·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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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산 태극기 흔든 ‘8·15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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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16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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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 ‘짝퉁’ 태극기가 판치고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태극기의 상당수가 모양만 흉내 낸 중국산 ‘짝퉁’들이다. 국내 제품도 영세업체가 만든 ‘싸구려’ 태극기가 태반이다. 그마저도 값싼 중국산에 밀려 설 자리를 잃고 있다. 국가 상징물인 태극기가 수모를 겪고 있는 것이다.

○ 몇백 원짜리 중국산 태극기의 점령

광복절을 하루 앞둔 14일. 서울 종로구 창신동에 위치한 완구 도매시장에서도 태극기를 보기가 쉽지 않았다.

100여 곳의 도매상이 즐비한 이곳에서 태극기를 파는 가게는 손에 꼽을 정도. 상점마다 내건 태극기가 물결을 이뤘던 지난해 이맘때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상점 주인 박모 씨는 “태극기를 찾는 손님이 없으니 가게들도 이제 태극기를 취급하지 않는다. 지금 팔고 있는 것도 지난해 남은 재고들”이라고 전했다.

그나마 유통되는 태극기는 중국산이 대부분이다. 또 다른 도매상 점원은 “국내에서는 인건비 때문에 엄두를 못 내 공장을 중국에 둔다고 들었다. 특히 대량으로 판매되는 태극기는 십중팔구 중국산”이라고 귀띔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상당수 태극기가 불량이다. 손으로 들 수 있는 응원용 태극기는 천이 아닌 비닐로 만든 200∼300원짜리 저가 제품만 판매되고 있다. 조악한 인쇄 탓에 태극의 빨강 파랑 문양이 겹쳐 있고, 태극과 괘의 규격도 맞지 않는다.

가정용 태극기도 깃대 깃봉을 제대로 갖춘 제품을 찾기 힘들다. 태극기의 깃봉은 꽃받침 5편의 무궁화 봉오리 모양에, 황금색이 원칙이다. 깃대 역시 흰색 은백색 연두색의 견고한 재질의 것이어야 한다. 하지만 쉽게 부러지는 플라스틱으로 깃대와 깃봉 구분 없이 만들어진 것이 태반이다.

태극기 제작업체 사장 장만재 씨는 “무조건 값싼 제품만 찾다 보니 질 좋은 고급 제품은 만들 생각도 못한다”며 “예전엔 가정용 기준으로 1만 원대의 고급 태극기도 만들어 봤지만 요즘은 3000원 내외의 저가 제품만 만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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