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 선수는 스트레스도 ''금메달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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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대표 선수는 스트레스도 ''금메달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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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8.08.14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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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대한민국 사회의 흥행을 이끄는 두 개의 아이콘, 영화 ‘놈놈놈’과 ‘2008 베이징 올림픽’, 이 둘 사이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보는 이에게 긴장과 흥미, 그리고 카타르시스를 동시에 느끼게 해주는 것. 영화가 빠른 속도감과 큰 스케일을 통해 사실감 있게 관객에게 다가가 긴장감과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처럼 스포츠에서도 더욱 심한 경쟁을 유발하는 경기 방식은 선수들에게 팽팽한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발생시켜 이를 지켜보는 팬들에게도 흥미를 불러일으키게 한다.

하지만 훈련과정 및 경기 중의 선수에 대한 혹사 등 비인간적인 면으로 많은 비판을 받는 경기 규칙과 경쟁 구도는 ‘아마추어 정신’을 최고의 미덕으로 여기고 있는 올림픽에서 조차 흥행을 위한 상업적 방편으로 인해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거와 달리 현대 스포츠에서는 이미 한 선수가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몸 상태와 상황들을 과학적인 방법을 통해 시합 전에 미리 검증해 놓고 있다.

따라서 선수는 계획된 그대로 수행을 하면 목표 기록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곤 하지만 ‘실수’라는 변수로 인해 이러한 목표 달성이 되지 못한 경우 특히 언론에 의해 ‘금메달 유망주’로 집중 조명을 받은 경우 흔히 그 책임은 전부 선수의 몫으로 돌아가곤 한다.

수 많은 시도 중에서 생길 수 있는 단 한번의 실패가 결승전에서 발생할 수도 있고 가장 중요한 순간에 우연히 발생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한 번의 실패는 선수에게 전부가 될 수도 있고 선수 생활 기간의 모든 승리와 자신감을 쓸모없는 것으로 만들어 버리거나 패배와 실패라는 커다란 낙인을 선수 자신에게 스스로 부여하게 할 수도 있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에게 금메달이란 단순히 선수 자신만의 목표가 아니다. 자신을 믿고 키워준 부모, 가족, 4년을 함께 땀 흘린 코칭스태프와 동료들, 국가대표라는 이유로 자신을 응원해주는 국민들 등 선수 본인과 알게 모르게 연관돼 있는 많은 사람들의 꿈과 대리 만족을 모두 담고 있다.

따라서 자신의 실수 때문에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면 자기 자신에 대한 분한 마음을 넘어 다른 이들에게 실망을 안겨줬다는 죄책감과 창피함이 선수들을 지배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이런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 선수들은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훈련을 매일 반복한다.

또한 어려서부터 치러온 많은 대회 경험을 통해 선수들은 이미 승패를 경험하며 패배를 감내하는 완충 역량을 가지고 있고 이 완충작용으로 실패와 역경을 딛고 또 다시 승부의 세계에 도전한다.

그러나 자신이 세계 최고임을 인정받을 수 있는 올림픽이라는 ‘무대’가 4년에 한 번만 열린다는 시간에 대한 부담감, 가족과 코칭스태프를 포함한 온 국민의 기대와 관심에 대한 부담감, 세계 최고의 경쟁자들을 물리칠 실력을 갖춰야 한다는 부담감 등 여러 부담감에서 오는 상승효과는 선수가 그간 쌓아온 완충역량을 넘어 서게 된다.

이처럼 완충역량의 댐을 무너뜨린 부담감은 ‘불안’이라는 증상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을 방해하고 수행능력을 떨어뜨리게 되며 이것이 갑작스럽게 발생될 때 선수나 관중 모두 ‘실수’라는 현상으로 표현하게 된다.

일반 심리에서 예기불안은 앞으로 일어날 일의 가장 부정적인 결과를 예상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운동에 있어서 부담감을 동반한 예기불안은 자신의 기량이 최악의 결과를 만들게 된다는 부정적 시나리오의 서두이며 실제로 나쁜 결과를 동반해 죄책감이라는 후유증으로 다가온다.

혹자는 이것을 ‘약한 정신력’이라 이해하는데 이 ‘약한 정신력’이라는 말은 그간 많은 오해를 생산했다.

특히 체계적인 운동과 높은 집중력, 과학적 시스템의 도입으로 오랜 기간 제대로 된 훈련을 통해 좋은 성적을 올린 팀이나 선수를 ‘강한 정신력을 가진’ 팀과 선수로 단순 오도하기도 하기도 한다.

반대로 정신력 강화라는 미명하에 실수한 선수들을 인격 모독적인 말과 심한 언행으로 더욱 다그쳐 한 번 실수한 선수가 더욱 자신감을 잃어 버려 궁극적으로는 다시는 운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한 경우도 있었다.

‘88 올림픽’과 ‘2002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세계 대회를 치러 오면서 우리 국민들은 어느덧 메달의 색깔이 아닌 선수가 흘린 땀과 눈물에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는 법을 배웠다.

또한 실력에 버금가는 외모와 끼를 가진 선수들은 때론 큰 관심 속에 연예인 이상의 인기를 누리기도 한다.

하지만 지난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고도 큰 좌절감과 실망으로 한동안 방황의 시간을 보내다 다시 운동을 시작했다는 모 금메달 선수의 소감이나 결과에 대한 부담감과 패배에 대한 걱정으로 긴 시간 동안 외로움과 우울증을 겪었다는 어느 선수의 인터뷰는 아직도 많은 선수들이 외적인 부분으로 운동을 그만두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또한 국민 모두가 결과보다는 과정과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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