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덕환 칼럼] 미중 무역전쟁: 역사에서 교훈 찾기
상태바
[곽덕환 칼럼] 미중 무역전쟁: 역사에서 교훈 찾기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8.07.28 00:2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곽덕환 한남대 교수/한중지식인포럼의장

미국의 트럼프 정부는 장시간 지속되어온 대중 무역 적자를 해소한다는 명분 하에 중국 상품에 막대한 관세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무역 전쟁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더 깊은 속내는 미국은 부상하는 중국에게 손도 써보지 않고 자신의 자리를 내줄 수는 없다는데 있을 것이다. 과거 투키디데스 함정으로 표현되는 기존 강대국과 신흥 대국의 전쟁이 실제로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해당 당사국들이 피해를 보는 것은 어쩔 수 없다하더라도 우리 한국과 같은 주변국이 속절없이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보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어 안타까운 것이다. 이 순간 우리 국민 어느 누구도 하루 빨리 사태가 진정되어 정상적인 교역이 이루어지길 바라지 않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오늘날 미중 무역 전쟁의 근원은 어쩌면 두 나라가 근본적으로 다른 역사관, 세계관, 발전관을 지니고 있는데 기인한다고 말할 수 있다. 

근현대에 여러 어려움을 극복하고 최종 사회주의를 선택하여 영토와 주권을 회복한 중국은 이제 과거 영광된 역사를 다시 꽃피워서 본래 자신들의 모습을 재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그러한 목표를 실현하는 데는 어떠한 어려움도 돌파할 각오가 되어있으며, 그것을 방해하는 어떤 세력과도 타협하지 않겠다는 결의를 다짐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정치적으로 중국인이면 어느 누구도 감히 그러한 민족적 목표 달성에 이의를 달지 못하게 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한편 미국은 기독교적 종교관을 바탕으로 마치 이스라엘과 같은 선민의식에 젖어 그들이 전 세계에 민주주의, 자본주의, 기독교 즉 서방의 가치관을 구현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서방 세계를 주도해 왔다. 

비록 미국이 오늘날 여러 어려움에 처해 있다 하더라도 그들 역시 이러한 목표 달성에 집착해 있으며 이에 방해를 줄 가능성이 있는 어떠한 제3자도 아직은 용인할 생각이 없어 보인다.

이번 사태를 보는 중국의 지식인들은 대부분 미국의 이러한 무역 전쟁 행위에 부정적이다. 우선 미국의 무역적자 원인은 그들 스스로가 금본위 제도를 포기한 이후 필연적으로 찾아오는 현상이라 진단하고 있다. 

달러 가치의 버블이 투자 과잉과 과소비를 유발하였으며, 1970년대 이후 미국 제조업의 쇠퇴가 대외 무역 수입을 촉진하게 하였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중국 상품의 수입 억제로 인해 미국의 제조업이 다시 살아나지 못하며, 오히려 그들의 물품가격 인상과 원가 상승의 결과를 나타 낼 것이라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중국이 미국의 농산물에 대한 보복과 수입 중단으로 최근 미국 정부는 벌써 농민들에게 손실 보조금을 지불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두 나라의 정치 체제가 달라 무역 전쟁에 대한 반응도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중국은 일부 서방 언론들의 부정적 평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내 정치적으로 공산당 지도 체제에 전혀 흔들림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미국의 자유민주주의 정치 체제는 국내적으로 여러 종류의 어려움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11월 중간선거, 민주당의 비난, 언론의 부정적 평가, 국내 소비자, 생산자들의 불만 표출 등 쉽게 드러나는 여러 불협화음들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며, 그러한 현상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어진다.

이번 사태가 최종 어떤 식으로 결론이 날지는 아직은 불확실하지만 단 시간 내에 화해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진다. 문제는 우리 한국의 대응일 것이다. 

현재 국내 상황을 살펴보면 일부 네티즌들은 이번 기회를 마치 중국이 사드 문제에 한국에게 했던 보복에 대한 앙갚음 차원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실제로 현재 우리는 중국에 많은 상품을 수출하고 있으며, 갈수록 대미 무역보다 대중 무역이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 우리 조선의 역사를 보면 발흥하는 청나라에 등을 지고 쇠퇴하는 명나라에 집착하다 병자호란이라는 전쟁으로 수난을 겪었고, 부상하는 일본에 잘 대처하지 못하여 청일전쟁을 거쳐 한일합방의 수난을 경험하게 되었었다. 

오늘날 이 순간 우리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 중 어느 나라가 승리할 것인가 하는 문제를 떠나, 과거의 역사에서 교훈을 찾는 다는 마음으로 기존 강대국인 미국과는 여전히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한편 부상하는 중국과도 원만한 관계를 수립하는 현명함을 발휘하여 새로이 직면해 있는 민족적, 국가적 어려움을 돌파해 나아가야 할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