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덕환 칼럼] 김정은 방중과 비핵화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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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덕환 칼럼] 김정은 방중과 비핵화 논란
  • 곽덕환 한남대 교수/한중지식인포럼의장
  • 승인 2018.04.01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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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덕환 한남대 교수/한중지식인포럼의장

북한 지도자 김정은은 26일 전격적으로 중국을 방문하여 인민대회장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그의 방중 자체가 모두의 예상을 뛰어 넘는 행동이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지도부의 환대도 매우 파격적이었다. 

전 세계 많은 사람들이 북한의 핵무장과 탄도 미사일 개발로 인해 한반도 내 또 다시 전쟁이 발생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였지만 이번 방중으로 인해 전쟁 발생 가능성은 줄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미국이 이번에 관계 복원한 북한과 중국 두 나라를 동시에 상대하며 한반도에서 전쟁을 수행하는 일은 비현실적이기 때문이다.

이제까지 북한은 핵무기 보유가 자신들의 생존을 위해 절대로 포기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다 갑자기 조건만 맞으면 포기할 수 있다고 한국 측에 털어놓으면서 전 세계 사람들을 놀라게 하였다. 

한편 그것은 주변 강대국의 압력으로 어쩔 수 없는 전략적 선택이었다고 이해한다 하더라도 몇 년간 북한에 대해 냉랭한 관계를 유지해왔던 중국이 그렇게 급작스럽게 북한을 열렬히 환영하는 태도를 취한 것도 의외이며, 이로 인해 동북아 북핵 정세에 엄청난 반전의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미국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핵 공조를 얻어내기 위해 중국과의 화해와 협력을 중시해오다가 아직 북핵 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근 대중국 무역관세 보복 선언과 “대만여행법” 통과 시행, 남중국해 군사 긴장 조성 등 본격적으로 중국에 대한 외교적, 경제적 공세를 펴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미국의 공격에 대해 중국은 타이완 문제는 영토 완정과 주권에 대한 도전이라 보고 있으며, 또한 관세 보복은 그들의 경제적 이익을 치명적으로 해치는 행위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한 미국의 도전에 대한 위기의식은 중국으로 하여금 북한과 다시 긴밀한 우의를 다지게 하는 결정적 동기가 되었다고 분석할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북한은 이제 한반도 비핵화 즉 그들의 핵무장 포기를 대외적으로 공식 천명하고 있다. 그러나 핵 포기 절차에 대해 미국이 생각하는 선 핵 포기라는 리비아 방식이 아닌 단계적, 동시적 해결 방식을 주장하고 있다.

이제 미국은 과거 그들이 가지고 있던 군사적 옵션을 수행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그들의 방식을 어떻게 관철시킬 수 있을까에 하는데 모두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의 조급한 대중국 대결 전략의 선택으로 조성된 미중 긴장 국면에서 한국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그리 많지 않다. 

한국의 일부 보수 언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한국이 미국의 비핵화 방식을 적극 지지한다 해도 북한의 생각을 강제로 변경할 만큼 한국의 국력이 그리 크지 않다. 

다만 현 상황에서 한국 정부의 역할은 조속히 북한을 유엔 제재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비핵화 조치들을 독려하는 것이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해 필요하다고 믿는다.

한반도 비핵화의 최종 결론은 또 다시 미, 중, 러 등 강대국들의 협상 테이블로 넘겨지고 있으나, 북한이나 한국의 역할도 예전에 비해 한층 중시되고 있다. 

북한의 비핵화 의지는 여전히 의심 받고 있으며, 한국 정부는 동맹의 존중과 한반도 평화 구축을 위한 북한과의 협력 사이에서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에 이미 놓여있다.

경제적으로 북한 뿐 만 아니라 한국도 수출의 둔화와 내수 부진이라는 위기에 봉착해 있으며, 이로 인한 인구 감소, 노령화 사회 진입 등 극복해야 할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다. 

달라진 미국과 중국의 경제 환경에 잘 대처하고, 논의되고 있는 비핵화 문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한반도 평화 환경을 구축하는 작업은 어느 특정 집단이나 정부만의 일이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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