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정부의 탁상공론적 부동산 대책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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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정부의 탁상공론적 부동산 대책 아쉽다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1.08.25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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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은 목원대 부동산학과 박사과정)
최근 필자가 잘 알고 지내는 지인이 전세문제로 문의를 해 온 적이 있다. 문제인 즉슨 현재 거주하고 있는 아파트에 대해 임대인이 임대차계약만료일을 3개월 앞두고 임대차계약을 해지하겠다고 통보한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만이 아니다. 임차인이 거주하고 있는 인근 지역에 최근 들어 전세가 거의 전무한 실정이며 설령 있다 해도 주변 지역의 전세금이 너무 올라 현 전세금으로 그만한 아파트를 전세 얻기에는 어림도 없다.

사정은 딱하지만 뭐라 답변을 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오히려 필자가 더 곤란하기까지 했다. 현재 위와 같은 상황이 비단 특정인에게만 일어나고 있는 일은 아니며 더욱 큰 문제는 전국적인 현상이라는 점이다. 이런 전세난을 비롯해 부동산 시장에서 왜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것일까?

여러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그 중에 가장 큰 문제는 정부의 일회성 부동산 대책 남발이라 할 것이다. 역대 정부는 부동산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이번 위기만 벗어나면 되지 하는 식으로 단기성 정책만 쏟아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정부에서는 부동산 대책을 내 놓았다.

이른바 8.18 전ㆍ월세시장 안정화 방안인데, 그 주요 내용 중에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전ㆍ월세 주택 공급 확대라 할 것이다. 세부 내용으로 민간 신축 다세대 주택 매입과 수도권 매입 임대사업자 세제 지원 요건 완화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는 지금 당장 혹은 한 두달 내에 전세가 필요한데 언제 집(다세대 주택)을 짓고 또 그 집을 매입해 다시 임대하는 즉 공급확대로 이어지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로 하고 있다는 점과 전세 수요가 다세대 주택이 아닌 대부분 아파트로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임대사업자에 대한 세제 지원 요건 완화는 결국 집을 사라는 얘기인데 집 한 채 구입하기도 힘든 서민들에 대한 대책은 아니고 단지 다주택자에게만 세제 혜택을 주고 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더욱이 8.18 전ㆍ월세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될 즘에 정부의 가계부채 대책에 따라 시중 대형 금융기관들이 신규 가계대출 취급을 아예 중단하거나 대폭 강화된 심사기준을 적용하는 등 이래 저래 돈 없고 나약한 서민만 더욱 힘들게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올해 들어 내 놓은 전ㆍ월세 대책만 세 차례(1.13, 2.11, 8.18)이고, 주택거래활성화 목적으로 내 놓은 2차례(3.22, 5.1)까지 포함하면 벌써 다섯 번째이다. 이제 7개월 남짓 지난 시점에서 다섯 번째 부동산 대책이라니 참 아쉬운 대목이다. 왜 이런 정도의 대책 밖에 나올 수 없는 것일까? 답은 간단하다.

전형적인 탁상행정 및 전시행정인 것이다. 현재 부동산(매매, 전ㆍ월세) 시장에서 무엇이 문제이고, 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그저 책상에만 앉아서 찾으려 하니 무슨 답이 나오겠는가! 부동산 정책 입안자들은 책상에만 앉아 있지 말고 문제가 발생되고 있는 부동산 시장에 직접 뛰어들어야 한다.

책상에만 앉아 있어서는 절대 답이 나오지 않는다. 발품을 팔아야 한다. 직접 발로 뛰어야만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전세금에 약간의 담보대출금을 더하면 집을 구입할 수 있는데도 왜 안 하는 건지, 시장에 전세 물건이 왜 부족한지, 매도인(임대인)과 매수인(임차인)이 현 부동산 상황을 바라보고 있는 관점은 각각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그들의 속내는 무엇인지 등을 부동산 관련 전문기관의 자문을 통해 그 답을 찾아 완벽한 대책을 내 놓아야 할 것이다.

이강은 목원대 부동산학과 박사과정.
모든 문제와 그 해결책은 민심에서 비롯된다. 현재의 부동산 문제는 국민들이 알고 있을 것이며 그 해답도 또한 국민들이 알고 있다.

지금이라도 국민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그리고 현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국민 한 사람이라도 더 만나서 그들의 소리를 경청해야 할 것이다.

전ㆍ월세 문제를 비롯한 부동산 문제는 언제ㆍ누구에게, 어떻게 다가올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가 없다.

지금 자신의 문제와는 별개로 느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언젠가는 자신들에게도 커다란 골칫거리가 되어 되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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