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Story, 샴푸메디케어 박재규상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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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 샴푸메디케어 박재규상무
  • 이요섭 편집장
  • 승인 2009.04.30 16: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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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샴프메디케어 박재규상무.
거동이 불편한 환자나 노인들을 위해 침대에서 바로 머리를 감겨줄 수 있는 복지용품이 생겨서 화제다.

바로 샴푸메디케어이다.

이 용품을 발명한 사람은 박재규상무이다.

충북 청주가 고향인 박재규 상무의 아버지 박성규씨는 조치원 체신공무원이었다.

아버지는 마을의 이장역할도 맡아서 했는데 가족들은 아버지에 대해 불만이 많았다고 한다.

아버지께서 마을의 궂은일을 도맡아놓고 하는 바람에 살림살이가 통 남아나질 않았기 때문이었다.

출근할 때는 멀쩡하게 입었던 옷이 집에 돌아올 때는 흙투성이가 되는 바람에 빨랫감이 끊이지 않는 것은 그나마 양반이었다.

남을 도와주다가 허리를 다치거나 몸살로 앓아눕는 일이 다반사였다.
ⓒ Photo by mbs
특히 마을의 독거노인 두 분은 도맡아 보살펴주다 시피 했다.

당시로써는 적지 않은 돈을 들여 보일러를 깔아주고 돌아가실 때까지 친부모를 돌보듯 극진하게 보살펴드린 것이다.

일본 속담에 ‘子供は親のせなかを見て育つ’라는 말이 있다. ‘아이는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뜻이다.

그런 아버지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 박재규상무는 마음이 깨끗하고 정이 많은 사람이다.

그는 어릴 적부터 소원을 빌 때마다 다음과 같이 빌었다고 한다.

‘제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인간이 되게 해주세요. 제 주변에 사람들이 늘 가득하게 해 주세요’ 그 덕분일까 학창시절 그의 곁에는 늘 친구들이 넘쳐났다.

한옥 구조인 집안을 통해 그의 방에 들어가려면 꼭 현관을 거쳐야 했는데 밤이고 낮이고 아들의 손님이 들락거리자 아버지께서는 아예 뒷담을 헐고 그곳에 조그만 문을 내주어 친구들이 언제든 자유롭게 드나들도록 배려해주었다.


박재규상무가 샴푸메디케어를 발명하게 된 동기도 이채롭다. 2008년 1월, 그의 어머니가 빙판길에서 낙상, 엉덩이뼈가 골절되는 사고를 당했다.

오랜 기간 형수와 누나가 주로 어머니를 간병했는데 가장 곤혹스러운 것은 머리를 감겨드릴 때였다.

누워있는 어머니의 머리맡에 커다란 비닐과 수건을 깔고 시작하곤 했는데 아무리 주의를 기울여도 침대가 젖거나 방이 온통 물 천지가 되곤 했던 것이다. 보다 못한 그가 어머니를 위해 누워서 머리를 감는 제품을 개발하기에 이르렀다.

샴푸메디케어는 이처럼 어머니에 대한 박재규상무의 지극한 효심으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그는 원래 엔지니어 출신이다.
청와대의 경호차량을 비롯하여 한국의 방송통신차량 등 각종 특수차량 등이 그의 손끝에서 개발된 작품들이다.

무엇을 만들든 최고의 제품을 만들고 싶어 하는 그는 샴푸메디케어 역시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주원료를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미관이 수려한 ABS소재를 채택했으며 특히 환자의 목과 머리가 닿는 부분의 촉감을 좋게 하기 위해 특수 우레탄을 사용했다.

▲ 박재규 상무이사가 삼프메디케어 제품을 관람객에게 설명하고 있다.
그는 제품을 개발하기 위해 상당한 자금을 투입했다. 보기에는 간단해 보이는 제품이라도 1년이라는 개발 기간이 소요됐다. 사람들은 그런 그를 만류했다. 그 시간에 다른 일을 하면 훨씬 이익이 될 만한 일들이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에게는 작은 소망이 있었다. 어딘가에서 괴로움을 겪고 있을 이 땅의 또 다른 어머니들을 위해 인체공학적으로 최고의 제품을 세상에 내놓고 싶었던 것이다.

마침내 그의 손에 의해 세상에 나온 샴푸메디케어는 한국호스피스협회에서도 인정할 만큼 잘 만들어진 제품이 되었다.

그는 지금까지 만들어진 제품의 상당수를 뜻있는 곳에 기부했다. 앞으로도 판매 수익금 중 일부를 독거노인을 위해 쓸 것이다. 그는 결코 부자가 아니다. 그러나 이미 부자와 다름없다.

마음이 따뜻하고 늘 도울 사람들을 찾아 나서는 그는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없는 큰 부자인 것이다.
(글/이요섭 사진/이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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