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나 교수 “러시아는 한국의 이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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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나 교수 “러시아는 한국의 이웃이죠”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7.11.23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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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러시아어문법 명강사로 소문...러시아는 중요한 나라

박경리 소설 ‘김약국의 딸들’이 러시아어로 지난 2011년 번역출판됐다. 그 책은 러시아 제2의수도 쌍트 뻬쩨르부르크대학 한국어학과에서 정식 교재로 사용되고 있다. 모스크바국립대학에서도 마찬가지로 사용되고 있다. 그책을 러시아어로 번역한 번역자가 대전에 살고 있다. 대전에서 러시아 관련해 그녀를 모르면 간첩(?)이라 할 정도로 한러전문가로 통한다. 그동안 그녀에게서 러시아어를 배운 사람만 대략 2천명이 넘는다. 한국새댁이 된지 올해로 20년이 됐다는 그녀를 <MBS>에서 만나보았다.

장디아나 교수는 "러시아는 한국의 이웃이며 중요한 나라"라고 밝히고 있다.  <자신이 러시아어로 번역한 박경리 작가의 '김약국의 딸들'책을 보이며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현재 러시아관련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지요

15년전부터 저는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러시아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2014년 대전시민대학교에서 처음 러시아어강의가 시작될 때부터 있었고 지금도 매주 토요일 시민대학에서 러시아어를 배우고 싶은 시민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시간이 날 때면 러시아어 변역도 하고 있습니다.

-러시아어를 가르친 학생들은 지금까지 몇 명 정도 되나요

1993년에 노어노문학과가 설립된 대전대학교에서 2008년부터 출강하고 있습니다. 현재는 러시아어 교양강좌이기에 군사학과와 러시아로 유학을 꿈꾸는 학과학생들이 주로 제 강의를 듣고 있습니다. 천안에 위치한 상명대학교, 백석대학교, 선문대학교 러시아학과에서도 강의를 했고요. 대전외국어고등학교 러시아어과에도 가르친 적이 있습니다. 대략 2000명 정도는 되지 않나 생각됩니다.

-강의하면서 보람을 느낀 적이 있다면요

대전대 군사학과 학생들은 참 열심히 수업을 듣는 것 같습니다. 눈빛이 살아 있어요. 모스크바국립대학교에 합격한 친구들도 있습니다. 졸업하고 러시아와의 인연을 놓지 않고 무역을 하는 졸업생 그리고 계속 공부해서 러시아어를 공부하는 친구들을 볼 때면 참 뿌듯한 생각이 듭니다.

한국생활이 20년째인 장디아나 교수는 러시아어를 배우려는 한국인들이 많아졌다며 즐거워 하고 있다.

-러시아어 인기강사로 소문이 나셨는데요 비결이 있다면요

그런가요?(웃음) 다만 저는 먼저 러시아에 관심이나 호기심을 갖게 만든 다음에 러시아어문법을 가르칩니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등 러시아대문호를 비롯해 주기율표를 만든 러시아화학자 멘델레프, 차이콥스키 등의 러시아음악가 등에 대한 얘기를 말해줍니다. 러시아에 대한 관심도를 먼저 높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대전시민대학에 개설된 러시아반 분위기는 어떤가요

제일 신나는 시간입니다. 러시아를 정말 사랑하는 분들만 오셔서 그런지 질문도 많고 열정이 대단하세요. 항공우주연구원, 통계청, 한국조폐공사 등에 다니시는 공무원을 비롯 경찰관아저씨도 공부하십니다. 중앙아시아 등에서 봉사경험이 있는 젊은 아가씨, 학창시절 러시아어를 전공했다는 직장인, 여행탐험가 등 배우는 이유도 가지가지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지금 강좌가 중급반 1강좌만 개설돼 있는데 초급반이 있으면 더 많은 대전시민들에게 러시아어를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박경리 작가의 '김약국의 딸들'을 러시아어로 변역하셨다는데요

대한민국의 최고 문학작가이신 박경리 선생님의 ‘김약국의 딸들’을 러시아어로 번역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제겐 참 영광이었죠. 김약국의 딸은 현재 러시아 제2의수도 쌍트뻬째르부르크대학 한국어학과 교재로 사용되고 있고요. 모스크바대학도 마찬가지로 강좌가 개설됐습니다. 러시아에 한국의 좋은 작품들이 더 많이 소개되길 소망합니다.

저를 믿고 응원해주는 남편과 가족들에게 항상 고마움을 느낀다는 그녀에게는 영어, 러시아어, 한국어 등 3개국어가 가능한 대학생 고등학생 딸 둘이 있다.

-한국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습니까

남편을 만나기 전에는 한국에 대해서 전혀 몰랐습니다. 러시아어를 배우기위해 온 남편을 1996년 러시아 우랄대학교에서 만났기 때문이었습니다. 오직 남편만 보고 한국에 왔습니다.

남편이 지금은 살이 좀 쪘지만 당시엔 날씬했고 멋있었습니다. 반했죠(웃음). 박력과 카리스마에 넘어갔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석사 박사과정을 할 수 있도록 옆에서 묵묵히 지지해준 저의 든든한 조력자입니다. 몇 년 전까지 시부모님과 한집에 살았는데요. 그분들도 저를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식자랑을 듣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두명의 사랑스런 딸들이 있습니다. 이름이 장다래, 다해입니다. 첫째 다래는 지금 서울시립대학교 1학년생으로 철학과 컴퓨터를 공부하고 있습니다. 공부를 잘해서 장학금을 받으며 다니고 있습니다. 제가 러시아에서 불어 독어 등 언어학을 공부해서 그런지 첫째아이는 영어, 러시아어, 한국어에 능통합니다. 둘째 다해는 현재 대전외국어고 러시아어과 1학년에 다니고 있습니다.

-러시아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한마디 하신다면요

20년전과 지금의 한국은 많이 달라졌습니다. 외국인을 보는 시각도 많이 달라졌고요. 다문화가족에 대한 시선도 말입니다. 제가 철도청에 특강을 한 적이 있습니다. 라진-핫산 등 시베리아철도를 잇는 계획은 꾸준히 추진되고 있습니다. 

러시아는 중국이나 일본처럼 한국의 이웃나라라고 생각합니다. 러시아는 중요한 나라입니다. 그것을 한국사람들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이미 한국은 제게 운명입니다. 앞으로 한국을 더 사랑하겠습니다.

1975년 러시아 예까쩨린부르크에서 태어난 디아나(장 디아나/카파루쉬끼나 디아나 이고레브나)교수는 러시아우랄국립대 서양문학(불어, 독어)에서 학사를 마치고 2005년부터 2008년까지 한국외국어대 노어노문학 석사과정을 거쳐 모스크바 소재 러시아민족우호대학교에서 2016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백석대, 단국대, 대전대, 우송대, 대전외국어고, 중앙대 국제통번역대학원, 삼성인재개발원, 한국철도청,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 대전시민대학 등에 출강했다.

또한 박완서 단편소설 <친절한 복희씨>, < 지고 그림자를 > 노어 번역, 한국문학번역원 박경리 <김약국의 딸들> 노어 번역 및 러시아 출판, 평창올림픽 한.러-러.한 통역기 번역 및 감수했다.

저서로는 A.벨르이의 <은빛 비둘기> 소설에 나타난 민속적 형상들의 신학적 연구. 한국 파열음의 음향학적 특징의 연구. 외국인을 위한 러시아어 발음 교육방법론 등이 있다.

한국노어노문학회, 국제다문화의사소통학회, 한국슬라브문화연구회, 한국외대 러시아연구소 공동학술대회, 모스크바: 민족우호대학교, <러시아어 교육 문제> 국제학술대회 모스크바: <L.토르스토이의 100주년> 국제학술대회 등 학회에 논문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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