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소년원] 가정과 정신이 건강해야 소년범죄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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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소년원] 가정과 정신이 건강해야 소년범죄 막을 수 있다
  • 대전소년원 수석분류심사관 황미선
  • 승인 2017.08.11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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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소년원 수석분류심사관 황미선

소년 비행과 관련된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가정해체, 가족 내 갈등, 강압적 양육, 가출이 원인이 되고 있으며 최근 5년간 정신질환 소년범이 1.56배가 증가했고 소년원생 정신병력자가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법무부 소년범죄예방팀의 보고를 접한 적이 있다.

필자는 법무부 대전소년원에서 소년사건에 대한 비행원인을 진단하는 분류심사 업무를 하면서 경험했던 것을 사례를 통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0대 청소년들이 비행에 이르기까지는 가정·학교·사회 등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불우한 가정환경을 가진 경우가 많은 데 특히 부모와의 관계가 악화되어 가출 후 불량교우들과 교유하면서 흡연과 음주 등 비행하위문화를 습득하게 되고 유흥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아 건강한 가정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는 매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 같다.

최근 의뢰된 사건 중에 반복적으로‘존속폭행’이라는 심각한 범죄를 일으킨 여학생과 면담하게 되었는데“부모를 폭행할 정도의 분노가 언제부터 있었지?”라고 묻자 이에 대한 답변으로 “학교에서 친구들과의 문제가 있어 결석을 했는데 부모가 남들 다 다니는 학교를 너만 왜 못 다녀?“라고 핀잔을 주고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 주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혼내기만 하여 그때부터 분노감정이 쌓이게 되었다고 심정을 털어 놓으며 가족 간의 소통 부재가 문제의 원인이었음을 소년의 진술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청소년기에는 사춘기라는 성장기 과정이 있는 만큼 특히 중학교 진학 후 반항적인 행동을 하거나 문제를 일으킬 때가 많다. 

이때 자녀의 문제행동을 이해하지 못하고 부모는 강압적인 방식으로 훈육하다 보면 자녀가 더 강하게 반항하고 부모가 자녀를 기다리지 못하고 자녀를 포기한 채 자녀와의 소통의 끈을 놓아버리는 악순환이 벌어지게 된다. 

이후 부모와의 소통이 단절되면서 중·고등학교의 중요한 시기에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제시해주는 등 부모로서 개입하는 부분이 생략되고 어울리는 또래들 사이에서의 잘못된 정보를 습득하여 다양한 비행과 일탈로 이어지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반면 부모가 포기하지 않고 자녀와 소통을 유지하며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게 되면 소년은 방황을 하면서도 자신을 지지하는 부모의 모습을 떠올리며 비행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 긍정적인 에너지로 작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여학생의 경우 우울증, 강박증, 분노조절과 같은 정신질환을 앓고 있어 꾸준한 정신과 진료와 약물치료가 필요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는 점이다. 

따라서 범죄예방을 위해서는 부모의 관심 및 소통과 아울러 정신질환 소년에 대한 지속적인 치료 및 상담에 필요한 시설이 없이는 범죄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인 것이다.

앞으로 우리 사회가 건강한 가정을 유지시키는 노력과 정신질환 소년범들에 대한 적절한 치료와 대책이 마련되어야 할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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