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문학관, 문학사 새로 쓸 중요 자료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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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학관, 문학사 새로 쓸 중요 자료 발견
  • 이준희 기자
  • 승인 2017.08.0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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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S 대전 = 이준희 기자]

대전문화재단(대표이사 이춘아)이 운영하는 대전문학관이 2017년 두 번째 기획전시로 마련한 「호서문학소개전-여기와 거기 기록의 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전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문학단체 <호서문학회>의 역사를 앞당길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발견 됐다.

<호서문학회>는 현존하는 문학단체 중 한국에서 가장 역사가 오래된 종합문학단체로, 이번 자료의 발견이 한국문학사를 새로 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호서문학회>는 그동안‘머들령의 시인’으로 알려진 정훈시인을 중심으로 50여 명의 회원이 모여 한국 전쟁 중이었던 1951년 11월 11일 미국공보원 강당(현 대전NC백화점 자리)에서 창립행사를 개최하며 활동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문학관과 박헌오 초대 문학관장은 1949년 발간된 『호서학보』를 조사하던 중 115쪽에 <호서문학회>를 소개하는 광고가 실려 있는 것을 발견해 <호서문학회>가 공식적인 창립행사를 개최하기 전인 1949년에도 활동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게 됐다.

『호서학보』는 최근 박헌오 초대 관장이 개인 소장하게 된 자료로, 정훈시인이 설립한 대전지역 최초 사립대학인 ‘호서민중대학’창립 1주년 기념으로 발간되었으며, 시·소설·꽁트 등의 작품을 비롯해 창간사· 축사· 학교 연혁· 직원 및 학생 명부 등을 수록하고 있다.

이번 자료의 발견으로 <호서문학회>뿐만 아니라 1952년부터 <호서문학회>에서 발간하고 있는 ‘한국 최장수 종합 문학잡지’『호서문학』에 대한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 될 전망이다.

특히 『호서문학』 창간호는 전쟁중에 출간되어 당시 대전의 인쇄기술과 출판현황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로 활용될 수 있으며, 한국전쟁을 계기로 월남한 아동문학가 강소천의 시 「소라」가 수록 돼 있어 대전의 작가와 대전으로 피난온 작가들의 교류 사실을 파악할 수 있다.

2014년 발표한 소논문 「1950년대 전반 대전문학 연구-『호서문학』 창간호를 중심으로」를 통해 『호서문학』 창간호를 조명한 바 있는 김현정 세명대 교수는 이번 자료의 발견을 계기로 그동안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한 대전문학에 대한 연구가 본격화 됐으면 하는 마음으로 『호서학보』를 조명하는 소논문을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강태근 대전문학관장은 “그동안 대전문학관에서는 대전문학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왔지만 예산이 뒷받침 되지 못해 대전의 문학을 수집하고 연구하는 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고 밝히며 “앞으로 대전문학관 소장 중요 문학 자료의 근대문화재 신청 방안을 검토하는 등 대전문학의 발전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박헌오 초대 대전문학관장은 “1945년 10월 창립해 대구를 기반으로 활동한 시동인회 <죽순시인구락부>가 국내 최고(最古) 시동인회로 알려져 있는데 여러 어려움 속에 30년간 해체되었다가 <죽순문학회>로 새롭게 활동을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1949년 이전부터 현재까지 꾸준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호서문학회>의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호서문학회>와 문학잡지 『호서문학』 및 『호서학보』를 소개하는 대전문학관의 기획전시 「호서문학소개전-여기와 거기, 기록의 결」은 10월 31일까지 대전문학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개최 된다.

자세한 내용은 대전문학관(042-626-5021)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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