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은 잔인한 달(?)
상태바
4월은 잔인한 달(?)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09.04.17 17:0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사나섬세 서문진희 회장
4월은 잔인한 달(?)

어느 덧 4월이 중반을 향해 치닫고 있습니다. 천지가 온통 봄꽃들로 가득합니다.

이렇게 찬란한 봄, 4월을 어느 시인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었지요? 많은 사람들이 괴롭고 견디기 힘든 어려운 문제들이 많이 있을 때, 때로는 화창한 봄날 함께 나들이 할 애인이 없거나 실연을 당했을 때, 아니면 사무실에 쳐박혀 일만해야 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할 때 4월을 잔인하다고 표현들을 합니다.

그러나 정작 4월을 잔인한 달이라고 표현했던 시인은 그렇게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4월은 잔인한 달’이라는 표현은 T.S. 엘리어트라는 시인이 ‘황무지’라는 아주 긴 시를 쓰면서 처음부분에 사용한 문장으로, 긴 겨울을 편안히 지내다 봄을 맞아 새생명을 탄생시켜야 하는 씨앗의 아픔과 고뇌를 비유해서 한 말입니다.

그런 의미에서라면 4월은 진정 그렇습니다. 우리가 잘 알고 있지 못하지만 4월은 장애인의 달이며, 다가오는 4월 20일은 장애인의 날이기 때문입니다. 신체적 장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인간승리를 이루어 낸 많은 분들의 이야기들은, 잔인할 정도로 아프지만 그것을 참고 견뎌낸 후 잉태한 생명의 기쁨과 아름다움이 얼마나 찬란한지를 말해주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여러 분야의 대가들이 어떤 장애를 극복하고 아름다운 결실을 맺었는지를 함께 나누고 생각해 보고자 합니다. 이솝우화인 토끼와 거북이, 황새와 두루미, 여우와 포도 등 요즘도 우리 어린이들에게 많은 교훈과 재미를 주는 이야기들의 작가로 알려진 이솝은 그리스의 노예출신으로 선천적인 곱추였습니다.

그러나 그는 천부의 기지, 해학, 화술로써 노예에서 해방되어 우화작가로서 이름을 떨쳤다 합니다. 손자병법으로 유명한 손자는 B C 6-5세기경 중국 전국시대의 제나라 병법가입니다. 절도와 규율로 오나라의 군대를 양성하였으며, 병서인 '손자'를 지었던 그는 전쟁터에 나가 싸울만한 능력이 없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두다리가 절단된 중증장애인이었기 때문입니다. 실낙원의 작가 밀턴은 청교도 혁명이 일어난 뒤 한 때 관직에 있었으나 왕정복고 후 추방되고 과로로 인해 실명한 채 불후의 대작 실낙원의 집필에 몰두하였고, 고전파 음악의 거장 베토벤은 청각장애인이 되고 난 후 불후의 명곡 교향곡 9번 '합창'을 작곡하였습니다.

그는 스물 여섯 살 때 병을 앓아 마침내 귀가 들리지 않게 되었으며, 서른두살 때는 유서를 쓰고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지만 그 괴로움을 극복하고 힘차게 살아갔기 때문에 그의 음악은 귀를 즐겁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듣는 사람에게 깊은 감동을 주는 대예술로 전해져 오고 있습니다.

이 밖에도 갑작스럽게 찾아온 소아마비를 딛고 미국 최고의 대통령으로 남은 루즈벨트나 생후 19개월에 성홍열을 앓아 볼 수도, 들을 수도, 말할 수도 없는 삼중고의 장애인이었지만 미국의 여류사상가로, 사회사업가로 성장하여 모든 장애인과 비장애인들에게 삶의 귀감이 된 헬렌켈러의 이야기는 모두가 다 아는 이야기입니다.

참으로 아름답고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이야기들입니다. 그러나 이 모든 위인들의 삶의 과정 속에는 단단하게 얼어붙은 대지를 뚫고 여린 새순을 움틔워야 하는 씨앗의 그것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고통과 인내의 세월이 존재했다는 사실입니다.

장애인들에게 있어 삶이라는 인생의 장은 비장애인들에 비해 훨씬 단단하고, 비집고 헤쳐나가야 할 훨씬 많은 돌덩이로 덮여있을 수 있습니다. 그들이 자신의 삶을 비관하지 않고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주위 사람들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새삼 장애인들은 비장애인과 마찬가지로 엄청난 잠재력을 소유한 동등한 인간임을 생각해봅니다. 장애인의 달, 4월.
이 달만이라도 우리 주변의 장애인들에게 작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면 그들에게는 4월이 새로운 삶으로의 도약을 위한 희망의 시작으로서의 아픔을 잉태한 잔인한(?)달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이것은 찬란한 개화와 풍성한 열매를 맺는 아름다운 결실의 시작이 되겠지요. 우리의 작은 관심, 우리의 작은 사랑이 장애라는 불편을 가진 많은 이웃들을 찬란하게 꽃피우게 하는 데 힘이 될 것을 생각하면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실천을 통해 행복을 누리시길 축원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