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uman Story '한국호스피스협회 강영우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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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man Story '한국호스피스협회 강영우 회장'
  • 이요섭 편집장
  • 승인 2009.04.17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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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호스피스협회 강영우회장.
한국호스피스협회는 오는 4월 25일 대전 침례신학대학에서 2009년 춘계 학술세미나를 개최한다. 일반인들 중에는 호스피스가 무슨 일을 하는 것인지 아직 생소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루를 잘 보낸 사람은 편안한 잠자리를 맞이하고, 일생을 충실하게 산 사람은 행복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러나 세상에는 중병에 걸려서 고통스럽게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이 행복하고 편안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게 헌신적으로 봉사 하는 사람들이 바로 호스피스들이다.

모처럼 내린 봄비가 겨우내 여윈 초목을 살찌워주는 오후, 한국 호스피스 협회장을 맡고 있는 강영우박사를 만났다.

그는 ‘호스피스에 가입하여 봉사하는 사람들은 Well Being이 아닌 Well Living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라고 했다.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지향하는 것이 아닌,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을 살아갈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사람들이라는 것이다.[편집자 주]
ⓒ Photo by mbs
▲ 호스피스의 역할은 무엇인가?

호스피스는 말기 암환자를 대상으로 육체적, 정신적, 영적, 사회적 도움을 주는 봉사활동을 말한다. 현대사회에서 이런 역할은 매우 중요한 것이 되어가고 있다.

주지하고 있는 바와 같이 우리사회는 초 고령 사회로 접어들어서 암을 비롯한 각종 중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그에 반해 가정은 핵가족화 되어 환자들을 돌볼 사람들이 없다.

간병인을 고용할 형편이 못되는 가정의 경우, 말기암환자들이 병원에서 퇴원을 하면 환자를 거의 방치해야 할 형편인 것이다.

그분들을 볼보기 위해 한국호스피스협회가 생긴 것이다.

▲ 협회의 규모와 연혁에 대해 설명해 달라

한국호스피스 협회는 1991년, 의사, 간호사, 사회사업가, 성직자, 자원봉사자들이 기독교정신을 바탕으로 창립한 협회다. 현재 전국 100여개의 지회와 기관들이 가입되어 있는 국내 최대의 호스피스 유관단체이다.

▲ 광주 CCC호스피스 회원 활동 모습.
▲ 지금까지 봉사하면서 가장 보람 있었던 일을 꼽는다면?

처음 호스피스활동을 시작했을 때 말기 위암환자였던 목사님이 계셨다. 그분이 마지막 임종 때 유가족들의 동의를 받아 각막을 기증하셨다.

쭉 간병을 하셨던 사모님도 함께 각막 기증 서약을 했는데 한 달 후에 갑자기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한국에서는 최초로 부부가 각막기증을 하게 된 것이다. 그 일이 오래도록 가슴에 남아있다.

또 한 가지는 한국호스피스 협회가 창립하여 처음으로 2008년도에 국제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다. 대전침례신학대학에서 개최했는데 세계적인 호스피스 학자들과 아주 뜻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그것은 대내외적으로 한국호스피스를 알릴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 광주 CCC호스피스 회원 활동 모습.
▲ 가족관계와 가치관에 대해 말씀해 달라

내가 처음, 의사로서 이일을 시작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이 반대를 했었다. 의사란 생명을 살리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호스피스는 장의사들이 해야 할 역할이 아니냐는 것이 이유였다.

그런데 지금은 적극 협조하고 있을 뿐더러 우리 아이들은 자긍심을 가지고 함께 동참하고 있다. 나는 비교적 일찍 죽음이라는 것을 체험했다. 내가 중학교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고 인턴생활을 할 때 어머니마저 돌아가셨다. 삶과 죽음은 종이 한 장 차이라는 것을 그때 깨닫게 되었다.

오늘 건강했던 사람이라도 내일 어떻게 될는지 알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은 함부로 사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죽음을 생각하고 준비할 줄 아는 사람은 가치 있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

잘 산다는 것은 곧 잘 죽는다는 것과 상통하는 것이다. 나는 잘 먹고 잘 사는 것을 지향하는 웰 빙(Well Being) 보다는 얼마나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가를 지향하는 웰 리빙(Well Living)을 실천하는 삶을 살고 싶다.

▲ 광주 CCC호스피스 회원 활동 모습.
▲ 전국 한국호스피스 자원봉사자(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호스피스 자원봉사자들은 지난 1991년부터 교육을 받고 협회와 함께 헌신적으로 일을 해왔다. 정부에서는 작년부터 간병사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간병사 제도는 다소의 보수를 받는 시스템인데 반해 호스피스는 무보수로 봉사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자원봉사자들은 간병사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불이익을 당하면서도 묵묵히 자신의 사명을 감당하고 있다.

이 자리를 빌어서 그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아울러 앞으로도 그런 여러 가지 유혹에 굴하지 않고 끝까지 함께 해주시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임해야 하는가?

자원봉사라는 용어 자체가 돈하고는 상관없이 시간과 열정을 무보수로 바치는 것이다. 자원봉사자가 어떤 대가나 보수를 바란다면 그것은 더 이상 자원봉사자라 부를 수 없다.

특히 생명과 죽음의 기로에 서있는 분들에게 봉사해야 하는 호스피스는 더더욱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그 위에 분명한 생사관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호스피스 자원봉사자가 생사관이 뚜렷하지 않다면 환자와 유가족에게 큰 혼란을 야기 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뚜렷한 생사관과 확고한 봉사정신을 가진 분들이 자원봉사자가 되어야만 생명의 숭고함과 감동이 따르게 될 것이다.

▲ 광주 CCC호스피스 회원 활동 모습.
▲ 향후 비전은?

김충환의원이 발의를 한 호스피스법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이다. 하루속히 호스피스법이 통과되어 재정적으로 열악한 기관들이 양성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또한 호스피스가 전 국민에게 좋은 봉사기관으로 뿌리를 내려서 크게 활성화되기를 바란다.

개인적인 욕심으로는 우리나라에서 모델이 될 만한 아름다운 호스피스센터를 세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취재/이준희 촬영/김태영 정리/이요섭]

강영우 소화기내과 교수

부산의대 졸업
건양의대 학장 역임
건양대병원 내과부장 겸 소화기내과장 역임
건양대병원 의료질향상위원회 위원장 역임
현 건양대학교 대학원 치유선교학(박사) 주임교수
현 한국 호스피스협회장
현 대한소화관운동학회 회장
현 건양대병원 소화기센터 소장
현대시인협회 정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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