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봄철 피로증후군 탈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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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봄철 피로증후군 탈출법
  • 뉴스밴드(편집부)
  • 승인 2011.04.06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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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 건강증진의원 노은중 의료상담 과장
노은중 의료상담 과장.
흔히 ‘봄을 탄다’고 표현하는 춘곤증... 겨우내 움츠렸던 인체의 느슨한 신진대사 기능이 준비운동도 없이 갑자기 활발해지기 시작하면서 생기는 일종의 피로증세로 설명된다. 

매년 이맘때쯤이면 전국 각처에 고개숙인 자가 하나둘씩 생겨난다. 바로 춘곤증의 대공습이 시작된 것이다. 봄철피로증후군이라는 용어로 대표되는 춘곤증은 봄철 환경변화에 인체가 적응하지 못해 발생하는 일종의 자연스러운 신체반응이라 하겠다. 

늘 바뀌는 계절이고 환절기이지만 특히 봄철이 되면 갑자기 피곤해지고 식욕도 떨어지면서 자꾸 졸음이 쏟아져 노곤해지기 일쑤다. 일의 능률도 오르지 않고 짜증만 나다보니 ‘무슨 병에 걸린 것은 아닐까’하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런 현상은 따뜻해진 외부 환경변화에 우리 몸이 적응하는 과정으로 춘곤증의 대표적인 징후라 할 수 있다. 춘곤증은 겨울철에 맞춰있던 신체가 봄에 적응하면서 발생하는 증상이라고도 할 수 있다.

겨울에 비해 대기의 온도가 올라가면 인체는 대기와의 온도차를 줄이기 위해 체온을 상승시키게 된다. 피부에 피가 몰리는 대신 내부 장기나 근육에 피가 부족해지면서 근육이 이완돼 나른한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변화가 몸의 생체시계를 교란시켜 춘곤증을 일으킨다. 일조량 및 일조시간도 춘곤증의 주요 원인 중 하나다. 낮 시간이 길어지게 되면 일조시간이 적었던 겨울에 적응해 있던 인체에 혼동이 와 졸음이 자주 오게 된다.

여기에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이 관여하는데 멜라토닌은 계절적으로 겨울에, 하루 중에는 밤에 가장 많이 분비되어 수면을 유도한다. 졸업, 입학, 개학, 취업, 이사 등 봄철이면 으레 몰려드는 여러 생활환경 변화도 춘곤증을 부추기는데 한 몫을 한다. 긴장과 스트레스는 춘곤증을 일으키는 또 다른 복병이기 때문이다.

이 밖에 춘곤증의 원인으로는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이 겨우내 고갈되면서 부족해지는 현상을 들 수 있다. 근육 형성에 필요한 단백질과 영양물질 대사에 필수적인 비타민은 오히려 봄이 되면 겨울보다 적게는 3배, 많게는 10배가량 더 많은 양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입맛이 없어 섭취에 소홀해지기 쉬운 때인데다 아침을 거르면 점심에 과식을 하게 돼 식사 후 위장에 혈류가 몰려 뇌와 심장으로 가는 혈류 부족으로 더욱 졸음이 쏟아진다. 그렇다고 인스턴트식품으로 끼니를 때울 경우 비타민C와 티아민이 결핍돼 춘곤증은 더욱 심해지게 될 것이다.

한편 겨우내 운동이 부족한 사람, 피로가 누적된 사람, 추위를 잘 타는 사람, 스트레스에 민감하거나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 평소 심장병,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에 시달리던 사람들이 춘곤증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피로하고 나른해지며 졸음이 쏟아지는 것까지는 그나마 괜찮다. 식욕까지 떨어지면서 두통, 불면증, 현기증, 눈의 피로까지 겹친다면 문제가 심각해진다. 일종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떻게 이겨낼까?

대표적인 춘곤증 증상은 졸음, 식욕부진, 피로감, 소화불량, 현기증 등이 있고 드물게는 불면증과 가슴 두근거림 증세까지 보일 수 있다.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잠복해 있던 다른 질병과 함께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대게 건강한 사람은 이 증세가 1~3주정도 머물다가 사라지기 마련이다. 그러므로 증세가 지속되는 경우 피로 속에 숨겨진 다른 질병이 있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육체적, 정신적으로 피곤할 일이 없는 사람은 원인을 반드시 찾아보아야 한다. 피로감을 일으키는 원인질환으로는 불면증, 갑상선기능장애, 만성피로증후군, 빈혈, 우울증 등이 있으며, 간염, 결핵, 당뇨, 악성종양 등의 질환도 피로감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춘곤증을 몰아내는 첫 번째 방법은 규칙적인 생활이다. 춘곤증은 질병이라기보다는 신체적응의 일시적 혼란상태다. 따라서 빠른 적응을 위해 일반적인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하루 7~8시간의 숙면이 필요한데 침실온도를 25℃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식생활 조절도 춘곤증 극복에 꼭 필요하다. 아침은 반드시 먹도록 한다. 아침을 거르면 에너지가 부족해 오전 내내 졸기 십상이다. 점심은 가능한한 적게 먹는 것이 좋은데 과식은 뇌로 가는 혈액량, 즉 산소공급량을 줄여 졸음을 부르기 때문이다.

봄이 되면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영양소가 겨울 보다 많이 필요하게 되므로 이를 충분히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아침에는 생선, 두부나 콩, 채소 위주의 식사를 하고 저녁에는 잡곡밥, 봄나물 등의 채소와 신선한 과일 등으로 원기를 회복시켜줄 것을 권한다.

특히 비타민B와 C가 풍부한 봄나물, 과일, 해조류 등을 충분히 섭취하면 피로회복과 면연력 증강에 도움이 된다. 적당한 운동도 필수적이다. 1주일에 3~5회, 1회 30분~50분씩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 에어로빅 등의 유산소운동을 하도록 한다.

매일 조금씩 운동을 하면 생체시계가 변화된 외부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고 폐활량을 증대시켜 신진대사 기능을 원할히 해줄 수 있다. 피곤하기 쉬운 봄철에는 과음, 흡연, 과다한 카페인 섭취를 피하고 규칙적인 식사와 절제된 생활을 실천해줘야 한다.

누적된 스트레스는 그날 그날 풀어줘 생리적 부담을 덜어주는 것이 좋다. 오전 중에 머리를 많이 쓰는 일을 하고 오후에는 일상적인 업무를 하는 것이 효율적이며 식사 뒤에는 가급적 운전을 피하는 것도 좋다.

여성에게 유별난 춘곤증

과도한 음주와 업무 스트레스 등으로 남성 직장인들이 춘곤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여성이 남성에 비해 가혹한 춘곤증에 시달린다는 것을 아는가? 이는 여성의 호르몬이 남성에 비해 복잡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인체의 생리조절은 자율신경계인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항상 저울처럼 평형을 유지함으로써 이뤄진다.

동절기에는 교감신경계가 우세해져 산소 소비가 증가하고 근육 긴장도 증가되며 스트레스 호르몬이 분비돼 추위에 적응하지만 봄철이 오면서 온도와 조도 등이 반대방향으로 급격히 변해 인체도 교감신경은 낮추고 부교감신경이 우세해지는 방향으로 새롭게 적응을 하게 된다.

평형이 다시금 유지되면 문제될 것이 없지만 자율신경계가 부적응하는 경우(부교감신경계가 과도하게 우세하게 되면) 부교감신경계 증상인 나른함, 피곤함, 무력감, 졸음, 소화기능 이상, 현기증 등이 올수 있다.

따라서 특히 여성에게는 충분한 휴식과 규칙적인 생활리듬의 유지가 춘곤증 극복을 위한 필수 요소이다. 가벼운 운동과 충분한 수면, 스트레스관리가 도움이 되겠고 비타민과 미네랄 공급도 생리활성에 좋다. 실내를 신선한 공기로 자주 환기시키는 것도 잊지 말자. 

춘곤증의 정체와 이를 극복하는 방법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언급했지만 아직까지 춘곤증을 두려워하는 이가 있다면 차라리 즐겨보라고 권하고 싶다. 아니 어떻게 나른하고, 맥 빠진 기운을 즐기라는 건가? 물론 액면 그대로 그러라는게 아니라 춘곤증의 특성을 역이용하는 측면과 춘곤증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 자체를 즐기라는 말이다.

우선 춘곤증의 특성을 역이용하는 측면을 보면 인간에게 개인특성에 걸맞은 생체시계가 있고 그런 리듬을 잘 활용하면서 숙면에 들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애매한 춘곤증의 기운을 잘 조절해 가면서 숙면에 드는 방법을 찾아 실행해보는 것이다.

이를테면 자신에게 춘곤증증상이 나타날 무렵을 체크해 그 주기가 어느 정도 반복되는지를 살펴본다. 그리고 이러한 주기를 자기만의 패턴으로 삼아 밤에 잘들 무렵과 하나의 커다란 사이클을 이루도록 리듬을 맞춰보는 것이다.

나른하고 졸리는 기운이라는 것은 일과시간, 한창 일을 해야 할 때라면 괴로운 일이겠지만 잠자리에 들 밤이라면 오히려 더욱 반가운 징조다. 결국 춘곤증 징후는 되레 숙면에 들기 위한 최적의 타이밍이 돼 줄 것이다.

춘곤증을 극복하기 위한 식이요법, 운동, 생활습관 자체를 그야말로 일상에서 즐기라는 것이다. 비만 춘곤증을 극복하는 데에만 좋은 것이 아니라 평소 건강한 생활을 이끌어가는 데도 상당한 보탬이 될 터이기 때문이다.

계절을 온 몸으로 맞아야 하는 사람의 몸이 약간 피로감을 동반하는 부적응 현상을 피해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나의 봄철 세레머니라고 여기고 즐겨보자.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은 봄은 춘곤증이외에도 만성적인 성인병이나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질환 등이 악화되기 쉬운 계절이다.

피곤하고 나른한 증상을 무작정 계절 탓으로 돌리다 감춰진 질병까지 놓칠 수 있으니 일에 쫒겨 돌보지 못한 몸을 한번쯤 점검해보는 여유를 가지는 것고 잊지 말아야 한다.


- 한국건강관리협회 대전충남지부 건강증진의원
의료상담과장 노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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