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종 칼럼] 모병제 논의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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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종 칼럼] 모병제 논의에 대한 단상
  • 나태종 충남대학교 교수연구원(군사학박사)
  • 승인 2016.10.3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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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종 충남대학교 교수연구원(군사학박사)

대한민국은 지정학적 위치에 기인한 불리함과 북한의 끊임없는 대남도발 등 안보위협이 상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국가의 모든 구성원들이 특유의 근면함과 진취적인 기상으로 일치단결하여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눈부신 경제성장과 국력신장을 이룩한 대표적인 국가로서 국격과 위상이 크게 제고되었다.

한국이 오늘날 국제사회의 지도국가로 자리매김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들 수 있지만, 우리 군이 국민의 군대로서 굳건한 안보태세를 구축하여 국가발전을 뒷받침하는 역할에 충실했기 때문임은 주지의 사실이다.

현재의 병역제도는 국민개병주의에 입각한 징병제 병역제도를 유지하면서 지원병제(모병제)를 혼용한「징병제를 원칙으로 한 혼합형 병역제도」가 적용되고 있다. 그러나, 병역환경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선제적인 대비가 필요하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저출산·고령화사회의 도래는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초래함과 동시에 군 인력관리의 관점에서 볼때 병역을 이행해야 할 병역자원의 현저한 감소 또는 부족 현상이 대두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군 인력획득 환경이 변화되어 병역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는 견해가 대두되고 있다.

변화하고 있는 병역환경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군의 정예화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첨단전력을 구비하고 이를 유지하는데는 과다한 비용이 수반되기 때문에 한국적 여건에 부합된 선택과 집중을 통해 전체 전력의 정예화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와 동시에 전력유지의 기초가 되는 병역제도 또한 점진적인 전환이 모색되어야 한다. 즉, 국민개병제의 원칙을 보완해야 한다는 의견과 점진적으로 지원병제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 그리고 지원입영이 증가하고 있는 현실을 긍정적으로 수용하여 병역제도의 발전을 도모해야 한다.

특정 병역제도를 채택하거나 변경하고자 할 때에는 각별히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 이유는 병역제도의 전환을 모색할 때에는 변화하는 군사력 건설 목표에 부합하는 병력충원을 고려해야 하며, 국민의 병역제도에 대한 변화 요구, 국가인적자원으로서의 청년인력에 대한 다양한 사회적 활용 요구 등을 종합적으로 수용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병역제도의 변화를 모색함에 있어 유의해야 할 사항은 한국의 안보현실과 사회변화 추세가 반영되어야 하며, 기성세대와는 확연히 다른 가치관을 가진 젊은세대를 대상으로 한 의견수렴 과정이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동안의 국민여론조사 결과 징병제 유지에 대한 찬성이 반대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 누적된 병역비리와 청년층 실업문제의 대두에 따라 모병제로의 전환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주장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모병제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적정수준의 급여제공, 전역 후의 일자리 제공 등이 뒷받침되어야 하며, 국가안보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도록 무기체계의 첨단화를 추구하는 상태에서 논의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따라서 병역제도의 전환의 전제조건으로는 첫째, 병역의무 이행과 관련한 패러다임이 전환되어야 한다. 병역이행 대상자에게는 예외 없이 병역의무를 부과하되, 최적의 복무기간 설정, 공평한 기회의 부여, 복무실적 평가에 따라 인센티브 제공에 차이를 두는 방안이 반영되어야 한다.

둘째, 미래지향적인 병역제도가 되어야 한다. 이를 이해 병역의무 이행 대상자들의 병역이행 인식을 제고하기 위한 정책의 추진과 병행하여 병역과 학업, 취업문제를 동시에 충족시켜주는 병역제도가 마련되어야 한다.

예로부터 국가를 다스리는 근본은 부국강병이었다. 부국이 국가가 추구하는 최종목표라면 강병은 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환언하면, 강병없이 부국을 이룰 수 없고, 설령 부국을 이루었다 하더라도 강병없이는 부국을 지킬 수 없다는 것으로서, 부국의 필요조건이 강병이라면 강병의 필요조건은 군을 아끼고 사랑하는 국민적 분위기와 공감대의 확산이라고 할 수 있다.

오늘날 국제사회에서 제고된 대한민국의 위상은 영토와 주권을 수호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했던 선배들과 현재 군 복무를 하고 있는 장병들의 희생과 헌신이 밑거름이 되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자유와 평화는 말이나 구호만으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며, 비록 얻어진 자유와 평화라고 할지라도 이를 스스로의 힘으로 지키고 발전시키지 못하면 언제든지 타인의 자유와 평화가 되고 만다는 인식의 확산과 함께국가안보를 강화하고, 미래지향적인 병역제도로 발전시키기 위한 논의가 계속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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