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병무청] 신동의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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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충남병무청] 신동의 눈물
  • 대전충남병무청 징병검사과장 김향구
  • 승인 2016.10.10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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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징병검사과장 김향구

며칠 전 신병교육대에서 훈련 중인 조카한테서 편지가 왔다 일찍부터 중국에서 홀로 유학중이라 가족을 떠나 군에 입영하는 게 그리 어설프지는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런데 군대는 유학과는 또 다른 상황 목숨을 담보로 한 국가의 준엄한 명령인지라 거기서 느끼는 중압감과 긴장 경험해보지 않은 세계에 대한 두려움은 훨씬 더 큰 듯했다

훈련 3주차에 보내온 첫 편지엔 인상적인 구절이 쓰여 있었다 언제든지 “엄마“ ”아빠”라 부를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가족은 언제나 내 곁에 있는 중요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는데 가족은 단지 중요한 사람들이 아니고 소중한 존재들임을 알게 되었단다

그 사실을 깨우치기 위해 홀로 마주한 고독과 힘든 자기연마의 시간들을 생각하니 안쓰럽기도 하다 그러나 어린나이에 가족의 소중함을 알게된것은 큰 배움이고 성장이다 군대에 갔다 와야 사람 된다는 말은 진리인 듯 싶다.

소중함과 중요함의 차이에 대해 어디선가 읽은 글귀가 생각난다 「소중한 존재는 그 자체가 궁극이지만 중요한 존재는 궁극에 도달하기 위한 방편이다 모든 존재는 은연중에 반드시 필요하기 때문에 중요한 존재가 아니라 소중하기 때문에 필요한 존재가 되고 싶은 소망을 가지고 있다」고 중요한 약속과 소중한 약속 읽을수록 고개가 끄덕여지는 대목이다.

지상군페스티벌에서 본 한 아이돌가수의 눈물이 생각난다 14회째 계속되는 행사지만 병사들의 공연을 관람할 기회는 없었다 화려한 의상도 입지 않고 성능 좋은 음향시설도 없는 소박한 가설무대였다

그러나 짧은 머리 군복차림 가수들의 무대매너와 노래솜씨는 여느 화려한 콘서트무대 못지않았다 아니 더 열정적이고 진지하고 정성스러웠다 한쪽에서는 열성 한류 팬들이 캐리어를 끈 채 피켓을 흔들고 목이 터져라 환호를 보냈다.

공연의 끝 무렵 마지막 노래를 마친 수퍼쥬니어 맴버 신동이 눈물을 흘렸다 그 젊은 청년이 흘리는 눈물에 대한 설명은 없었다 그러나 무대에 같이 서있는 동료들과 지켜보는 사람은 모두 알 수 있었을 것이다

그가 얼마나 무대에 서고 싶어 하는지 군복무 중임에도 잊지 않고 자신들을 찾아 준 팬들이 얼마나 고마운 지 그의 눈물은 그 심정을 대변했을 것이다.

세계 여러 나라의 영웅신화에는 공통적으로 들어가는 이야기가 있다 그것은 영웅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지옥을 경험해야 한다는 것이다.

젊어 고생은 사서한다는 우리속담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지옥을 경험한 자만이 세상의 풍랑과 거친 역경을 이겨 낼 수 있는 강한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리라.

아마 군에 입대하기 전에 연예인들에게 팬이란 그저 중요한 사람들에 불과했을 것이다 그러나 군 복무를 경험하면서 그들에게 팬들은 더없이 소중한 존재로 다시 다가오지 않았을까.

부디 군복무경험이 이 땅의 모든 병역의무자들의 육체를 강건케하고 정신의 결을 한층 성장시키는 기회가 되기를 중요한 사람보다 소중한 사람이 더 많은 삶이되는계기가 되기를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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